종로에서 북경오리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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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드람 개굿 - dc official App 작성자 : 아재유람

종로에서 북경오리 먹었습니다.

닐

2009.01.08 23:57:20

조회 1917 추천 0 댓글 8

베이징 덕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꼽혔던 메뉴입니다. 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이 모이는 축제이기 때문에 개최국의 독특한 문화가 세계로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데요, 다양한 문화들 중에서 가장 쉽게 퍼지는 것은 아마도 그 나라의 음식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도쿄 올림픽에선 스시가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서울 올림픽을 통해선 김치와 불고기가 유명해졌다고 하더군요. 베이징 덕을 맛볼 수 있는 있다기에 찾아간 종로의 베이징 코야입니다.

의미없는 연장샷. 테이블에는 북경오리구이의 유래와 효능 등이 적혀 있는 종이 받침이 있습니다. 두 명이서 오리 한 마리를 다 먹을 수는 없어서 오리구이가 포함된 코스를 시켰습니다. 오리 한 마리는 55,000원, 오리구이가 포함된 점심 스페셜 코스는 1인 25,000원이었습니다. 10% 부가세 별도가 아니어서 좋더군요. 아직까진 음식 가격외에 부가세를 따로 받는 식당에 가면 기분이 썩 좋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코스 요리 중 가장 먼저 나온 \'네가지 냉채\'인데요, 비주얼이 심하게 딸리네요. 큰 접시에서 제가 덜은 게 아니고 처음부터 저렇게 두 접시 나왔습니다. 좀 보기 좋게 담아오시지... 첫 인상이 별로였습니다. 위에 보이는 소스는 오리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인데요, 하나는 묽은 춘장소스고, 하나는 두반장, 고추기름으로 만든 소스 같았는데... 서빙하시는 분께 "이게 무슨 소스예요?"라고 물었더니 "오리 찍어먹는 소스예요"라고 말하고 휙 가버리시는 바람에 확인 못했습니다. 아니 누가 오리 찍어먹는 소스인지 모르냐고요~ -_-

오리 뼈로 우려낸 육수. 진한 오리 국물 맛을 기대했는데 땅콩 버터 맛이 나더군요.
여기까지는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해물 누룽지탕. 이 날이 좀 춥던 날이어서 더 맛있게 먹었던 메뉴입니다. 구수하고 뜨끈뜨끈한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제야 유명한 집의 포스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드디어 나온 베이징 카오야, 베이징 덕, 북경오리구이. 원래 한 마리를 주문하면 요리사 분께서 직접 테이블 앞에 가져와서 해체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고 합니다. 저희는 코스로 시켰기 때문에 이렇게 접시에 담아져서 나왔습니다. 기름이 쏙빠져서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고기는 부드러웠습니다. 양이 꽤 많더군요. 오리 반 마리는 족히 돼 보였는데 무슨 일인지 다리는 두 개나 들어있었습니다. 님하 감사!

오리를 싸 먹을 밀 전병.

오리 한 점을 소스에 찍어 생파와 함께 밀 전병에 싸먹으면... 흠. 침 넘어가네요. 음식 사진 올리면서 가장 괴로울 때가 이렇게 그 맛이 떠오를 때죠. 특히 맛있게 먹었던 음식일 수록 미칩니다. 아주. 원래 북경오리구이는 오이 채도 함께 싸먹는다고 하던데 이 곳은 그냥 생파만 나오더군요.

오리 껍질. 화덕에 굽기 때문에 기름이 쏙 빠져서 바삭바삭합니다. 씹을 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더군요. ㅠㅠ

꽃빵과 부추잡채.
배불러서 눈물을 머금고 오리도 남겼는데 보들보들한 꽃빵을 보니 또 구미가 당기더군요. -_-
하지만 아직 식사 메뉴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추만 조금 집어 먹었습니다.

마지막 식사로는 기스면과 짜장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면이 얇은 편이고 국물이 담백해서 부담없는 맛이었습니다. 불굴의 의지로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스면을 좀 남기고 오리를 마저 먹을걸... 남기고 온 오리 껍질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ㅠㅠ

http://hungry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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