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걷고 또 걸었다.

별가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4.27 14:30:12
조회 32 추천 0 댓글 0


 혼자서 낯선 곳에 뚝 떨어졌을때. 내가 원해서 자처해서 온 것 이었지만,
그래도 무서운 기분이 먼저 들었다. 나는, 유로의 개념이 별로 없어서,
무조건 근처의 슈퍼마켓같은 곳에 가서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달라 했다.
그리곤, 지하철역에 있는 공중전화기로 내가 아는곳에 전화를 했다.
"나 여기 잘 모르겠어. 아무데도 몰라. 나 여기가 싫어.
다시 돌아갈래. 나 여기가 너무너무 싫어. 나 빨리 갈래 그냥."
미친사람 처럼 울었다.
어른들은, 어려서부터 우는 나를 별로 예뻐하지 않았다.
재수없다고 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것도 같다.
울면 해결되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건, 난 잘안다.
장례식장에서 몇박 며칠을 울다가 눈이 팅팅 부어서
그날 먹었던 해장국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우는건, 마법이나 주문이 아니다. 우는건, 내 안의 강함의 패배와
나약함의 승리다. 우는건, 내가 약하다는걸 인정하는 것이다.
난 울고있어. 내가 우는것좀봐. 그러니까 어서 뭣좀해봐. 하고 말이다.
결국 나는 다시 민박집 안으로 돌아갔다. 외국까지 나와서
무슨 민박집이냐 싶었다. 그 집의 주인들이 주는 아침상이 너무나 싫었다.
그 집에 묵었던 이들은, 회사에서 같은 동료끼리 온 팀.
남편 잘만나서 홀로 여행을 즐기던 아주머니 한분 이 다였다.
난 미국에서 온 어린아이여서, 그냥 아무도 관심을 안가져줬다.

 아침부터 콩나물국에 돼지고기를 먹자니. 가득히 쌓인 쌀밥이
어질어질해보였다. 내가 이 밥상을 얻어먹고자 이 먼 여행길에 올랐나.
나는 정말 보기만해도 토가나올 것 같아서, 먹는둥 마는둥 했다.
그래도, 돈이 부족했던 터라, 배가 부르게 먹었다.
머리도 안말리고, 그 집안에서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어디로 갈진 난 잘 몰랐다. 그냥, 사람들이 많은곳을 찾아서 갔다.
어디선가 길을 잃으면, 난 무조건 차들이 많이 가는 곳을 따라간다.
그러면 대부분은 큰 길이 나오더라.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다.
더우면,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었고. 배가고프면
슬러쉬같은것 하나와 소세지빵 같은것 하나를 사먹었다.
큰 광장에 나아가니, 해질무렵까지 인파가 끊이질 않았다.
사람구경 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나처럼 홀로 온 사람들이
서로를 관찰하면서, 신경안쓰는척 하는 그게 더 재미났다.

 겁도 없는 나는, 어느 벤치에 누워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했다.
누군가 와서 말을 걸기도 했지만, 난 그 나라 말을 잘 못해서
그냥 떠나가게 하였다. 콜라 한잔이라도 사들고 왔다면,
하루종일 친구가 되어줬을지도 모른다. 배고픔 앞에서 약해지는게
나라는 인간의 자존심인가.

 마지막 날, 한없이 걸었던 바닷가가 생각난다.
나중에 컴퓨터로 찾아보니 19.5km나 되는 길을 새벽까지 걸었다.
방파제를 따라서 걸었던 그 바닷가는, 인적은 아무도 없었고.
단지, 문을 닫은 카페들과 푸르게 불켜진 술집들 밖엔 없었다.
그마저도 으슬으슬했던게, 지나가던 찻길의 차들이 다 조용히 지나갔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걸었나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딱히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빈털털이에 가난하고 할게 없어서 그랬지 싶다.
가이드북을 사간게 후회될만큼, 그 곳에 유명하다는 곳은
내가 다 걸어버리는 바람에 찾아보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철없이 걸어다니는걸, 아빠가 보신다면
무어라 혼을 내실진 모르지만. 나는 그래도 벤치에 누워 낮잠을 자도
어느 하나 건드리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톰보이가 아닐까싶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AD 로스쿨 합격을 위한 반전, 논술에서 찾다! 사전예약▶ 운영자 24/05/29 - -
AD 해커스로스쿨 기초인강 전강좌 100% 무료! 운영자 24/02/24 - -
공지 외국대학 갤러리 이용 안내 [389] 운영자 05.12.23 84346 91
1209232 (외붕이들 필독) 공군 입대 조건 ㅇㅇ(58.29) 01:37 14 0
1209231 틀딱이 일유와서 7년연하 스시녀 사귀면 ㅁㅌㅊ? [1] 외갤러(49.104) 01:30 24 0
1209230 내일은 행복하게 눈뜰수있어 지르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9 17 0
1209229 방정환이 토요대학 나왔었네 [1] 외갤러(211.234) 01:16 28 0
1209228 기분 너무 좋타 [9] 지르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2 54 0
1209227 수학은 진짜 재능인가...ㅋㅋ 김도연2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1 31 0
1209225 교정하는 애들은 일유 어캐함 [1] 외갤러(116.126) 01:05 45 0
1209223 한자 얼마나 알아야됨?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4 23 0
1209222 ㅁㄴ근처 스파게티집 ㄱㅊ은곳있나요 [6] なかのにの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56 0
1209220 모닝에듀 [1] 외갤러(116.39) 00:56 40 0
1209218 수학은 아니 공부는 재능이 맞음 [6] ㅇㅇ(112.161) 00:52 70 0
1209213 공테 일본어 잘아는 사람에게 질문 [2] 외갤러(118.235) 00:42 38 0
1209212 9일의 기적 [2] 코코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0 43 0
1209211 진짜 좋은 노래 꼭 들어봐 윤하의 해바라기(向日葵) [1] 아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7 25 0
1209209 모닝에듀 빌런 저격한다 시발년아 좀 제발 사리고다녀 [2] 외갤러(14.52) 00:18 108 0
1209207 EJU 존나 무시했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한다 십알 외갤러(172.226) 00:14 54 0
1209206 내일 제미 노미카인데 외갤러(133.106) 00:14 27 0
1209205 6월만 받는 학교 <-------------슈퍼겁쟁이푸시대학교 [4] ㅇㅇ(223.39) 00:10 85 0
1209204 모의고사 칠수록 점수가 왜 떨어지냐 외갤러(172.226) 00:03 30 0
1209203 eju 일주 단기특강 이런거 없냐 [2] 기여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3 64 0
1209202 2025문부성 수학B 해설 올립니다. [17] 아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79 2
1209201 유학생이 추천서 쓸때 조치대 교수한테 받아도됨? [2] ㅇㅇ(112.161) 06.06 61 0
1209200 좆본대학 부활동 진짜 존나게 빡세네 [4] ㅇㅇ(133.206) 06.06 92 0
1209199 힛츠내신 많이 보냐? 경제정법<-----문과황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9 0
1209198 ㅁㄴ에서 딱 보면 외갤할거같은사람이 보임 [1] なかのにの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95 0
1209197 59.24님 도쿄공대 본고사 풀이 싸우지마애들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61 0
1209196 근데 종과정규반점수 서로 어케아는거냐? ㅇㅇ(121.137) 06.06 32 0
1209195 릿쿄 문학부 적정 점수 알려준다 ㅇㅇ(123.111) 06.06 42 0
1209194 모닝 종과 실전반 [1] ㅇㅇ(223.38) 06.06 83 0
1209193 정신 차리라고 해주라!!! [5] でし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75 0
1209192 보통 일종수나 일종 점수 말할 때 [1] 외갤러(211.36) 06.06 71 0
1209191 아 잠이 안 온다 노벨_파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0 0
1209190 스시녀들도 한국 남자 좋아하능 이유는 딱 하나임 ㅋ [1] ヤメロオマ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02 0
1209188 진짜 씨발 인생 난이도 높네 ヤメロオマ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80 0
1209187 수학 코스1 5칸 정도 틀리면 몇 점임? 외갤러(211.36) 06.06 28 0
1209186 ㅁㄴ 종과실전반 [5] 외갤러(106.101) 06.06 97 0
1209184 일본에서 호스트바 알바 괜찮나? [4] ㅇㅇ(106.102) 06.06 84 0
1209183 미술힘들다고 찡찡대기엔 종과가… [4] 지르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75 0
1209180 스기타 종과 다들 몇개 정도 틀림? [12] ㅇㅇ(223.38) 06.06 127 0
1209179 낼부터 한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1 0
1209178 한인커뮤니리 체크요망 copied by Stanford 한인회 외갤러(27.113) 06.06 31 0
1209177 염색했으면 면접 전에 덮어야함? [3] 외갤러(118.235) 06.06 67 0
1209173 2025 문부과학성 수학 문제 해설 올릴까? [3] 아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77 0
1209172 누나들이랑 집에서 같이 부대찌개 먹는중 [2] 외갤러(58.29) 06.06 98 1
1209171 폭풍전야의 외갤이다 노벨_파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5 0
1209170 작년 6월 과수원 지도같은 문제는 어떻게 풀음? [6] 자퇴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81 1
1209169 ㅆ발 꾸준글 존나 다양해지네 [4] ㅇㅇ(172.226) 06.06 92 0
1209168 eju 학원 질문 [8] 외갤러(110.9) 06.06 141 0
1209167 본인이 10일남았는데 청청독 종과도 완성 안됬으면 개추 ㅋㅋ [8] 무르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8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