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동네 도서관에서 1불주고 산 책, Paris to the Moon.
Adam Gopnik 이라는 뉴요커 저널리스트가 쓴 자서전같은 책인데.
드디어 1년후, 다 읽게 되었다. (책은 사놓고 굴리는게 정석이지.)
왠지 뿌듯한 이기분 ㅋㅋㅋ
요새, 내가 책에서 발견하거나 그냥 영화를 보거나 그럴때
인상깊은것 들을 적어놓는 공책이 있는데,
첫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다.
Things are not what they are,
they are what they become.
-Gaston Bachelard
왠지 미술사 덕후로써, 많이 와닿는 말이었다. ㅋ
내 인생에 있어서, 나는 내 스무살때와 스물 두 살 까지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러다 어느날, 나의 삶이 열다섯 그 겨울에 얶매여 있었다는걸 느꼈다.
죽은 사람은 아무 말이 없지만, 아직 싱싱하게 살아있는 내가...왜 그 죽음에 얶매여야 하나...
사오고나서 한 1주일 만에 식물을 죽이는 내가, 선인장을 사오고 나서...
내가 왜 이렇게 생명에 집착을 하는지 알게되었다.
그것은, 내가 싱싱해지고자 하는 갈망이 있음에도,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내 삶에 덮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되지 못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 같다.
그래서 난 도피식의 여행을 떠났다.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나는 가장 자유로웠던 것도 같다.
밤이되면, 젊은 사람들...여행객들...불륜남녀들...방황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그 광장 시내로 나가서 앉아 있었다. 낮동안 뜨겁게 달궈진 분수대 돌이 후덥지근 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그 곳에 앉아 있으면서,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미술관에서보다
훨씬 더 안정을 찾았던 것도 같다. 내 가족들도 생각나고, 친구들도 생각났다.
그 순간만은, 내가 가장 이기적이지 않았나 싶다.
물론, 돌아와서도 괴로움의 연속이었다.
내가 미워하는 새언니의 성공.
내가 원하는 삶과는 달리, 남이 내게 바라는 삶, 혹은 내가 남에게 보여주고픈 삶을
살아가는 내가 정말 싫고 밉고 화가 났다.
쥐의 뇌를 짜르면서, 나에게 랩노트를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하는 리서처가 정말 싫었다.
저 여자는, 행복할까...?
물론 행복하겠지.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누군가는 내 우산을 훔쳐가기도 했고. 학기 내내, 비가 내리면 씨발-부터 나왔던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내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성숙해지고...
더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며, 열심히 해서 더 높은 곳에 갔을지도 모르겠지...
어쨋든, 책한권을 다 읽은건 좋은 일이다.
나는, 드물게...책 한권을 다 읽는다.
나는, 드물게...내용을 모르고 영화를 튼다.
그렇게, 미리 검증하고 안정빵임을 확인한 뒤에 뛰어드는 내 성격.
많이 변한 것 같다. 예전의 나로부터....
처음, 일본어를 나서서 배우고, 내가 집 옥상에 올라가서 맨날 추던 춤을 ㅋㅋㅋ
오디션보러가서 춘 기억이 난다. 그땐, 난 진짜 비행기만 하늘에 날아가도 신나했다.
왜 예쁜옷을 입고 구두를 신는 이모가 할머니한테 욕을 먹고 사는지 이해가 안갔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건 저 이모가 사주는 돈가스가 전부였다. 파르페도.
근데, 돌아오던 전철안에서 많이 부끄럽고 황당했다.
내가 꿈이라 믿고, 운명이라 믿었던 것의 아님이 난 이해가 안갔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총 지휘 감독이었던 로자 마르티네즈가 한 말이다.
미술에 대한 지식, 철학, 사회적 관심사와의 관계....
작가들이 취하는 입장의 근접성...다 중요하지만,
열린 영혼과 눈, 그 "직관"이 중요하다고.
어쨋든, 가슴 뛰는 삶을 사는 일이란...행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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