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4일 간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국제 게임쇼 ‘지스타2022’이 역대급 호평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지스타2022에서는 모바일에 치중됐던 이전 지스타와 달리 장르, 플랫폼이 다양화됐고, 대부분 시연작 위주로 부스를 구성해 오랜만에 행사장을 찾은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행사였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체험 중심의 운영으로 호평받은 지스타2022
다양한 기대작들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번 지스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장르, 플랫폼이 달라도 모두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준 높은 액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자동전투 위주였던 모바일 게임까지도 수동 중심의 전투를 핵심으로 내세워 주목을 받았다.
자동 전투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감을 이해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이전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된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포화로 인해 PC, 콘솔 게임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멀티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콘솔 게임의 PC 게임 진출이 활발해진 덕분에, 이 시장에 진출하려면 '세키로', '엘든링', '갓오브워 라그나로크'처럼 액션에서 정점에 오른 해외 트리플A급 콘솔 대작들과 직접적인 대결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빈약한 액션 동작을 화려한 이펙트로 가리는 임시방편은 금방 티가 날 수 밖에 없다.
이런 게임들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주된 연령층의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굳이 알파벳으로 세대를 나누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과거 오락실에서 처음 게임을 경험하고 젊은 시절 온라인 게임의 성장을 함께 한 X세대, 밀레니엄 세대들은 리니지 같은 추억의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순간적인 움직임을 따라가야 하는 액션 게임을 즐기기에는 손이 많이 느려졌고, 젊은 시절 문화적인 충격을 줬지만, 당시에는 여유가 없어서 많이 즐기지 못했던 추억의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반면에 Z세대들은 어린시절부터 PS2, NDS 등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자유롭게 즐겨본 세대들이다. 콘솔 게임기의 대중화와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스팀 덕분에 해외 대작 게임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어 액션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져 있다.
또한,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고, 지루한 것을 싫어하는 Z세대의 특성상, 많은 이들과 부딪히면서 경쟁하는 반복 플레이 중심의 게임보다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순간 순간을 화려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 중심의 게임들에 더 호감을 가지게 될 수 밖에 없다.
액션 잘만드는 개발자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이런 시장의 변화로 인해 액션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손 맛 있는 액션 동작을 구현할 수 있는 개발자들의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한정된 서버에 최대한 많은 인원이 튕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보니, 액션의 자연스러움에는 다소 약점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캐릭터 리소스를 최소화해 최대한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과, 프레임 단위의 분석을 통해 동작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지스타에서도 오랜만에 콘솔 대작으로 기대받은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 세련된 분위기와 그래픽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반격 등 액션 동작의 자연스러움에서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개발 기간도 다르고, 장르도 다르니 같은 선상에서 비교해서는 안되지만,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이 많은 해외 개발자 중심으로 개발된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액션으로 호평받은 것을 보면,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다.
액션은 서양 개발사들이 확실히 앞서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국내 게임사들이 이번 지스타를 통해 선보인 게임들의 액션이 과거보다는 월등히 좋아졌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상대의 액션과 상관없이 자신의 스킬을 퍼붓고, 이를 화려한 이펙트로 가리는 형태였다면,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은 확실히 공격과 회피, 반격의 묘미를 살리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은 “다른 요소보다 중요성이 떨어져서 덜 신경썼을 뿐이지, 못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특히 이전에 발표됐던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나 이번 지스타에서 깜짝 발표된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2' 등 본격적으로 해외 콘솔 시장을 노린 게임들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액션으로도 해외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국산 게임들을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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