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롤드컵 2023은 서울시(시장 오세훈)와 부산시(시장 박형준)의 공동 개최가 유력하다. 원래 부산시 단독 개최로 결정되는 듯했으나, 서울시의 치열한 유치 노력으로 인해 공동 개최로 노선이 기울었다. 결승전 개최 장소는 서울시의 고척돔이 현재 '사용 승인 검토 단계'에 올라있다.
또 지난 1월 22일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만장일치로 '서울특별시 게임산업 육성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 조례를 통해 서울시 게임 지원 예산이 22억 8,600만 원에서 33억 8,600만 원으로 48% 증액됐다.
이 같은 서울시의 굵직한 친 게임 행보에는 김동욱 서울시 의원(국민의힘, 강남 5)의 역할이 컸다.
김동욱 의원은 서울시 게임 조례안을 대표 발의하고 통과시켜 서울시 게임 진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의원 5분 자유발언'에서 롤드컵 2023 서울 유치를 나 홀로 주장하고 관철시켜 게이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처럼 서울시의 '게임 해결사'로 나선 김동욱 의원은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해 어떤 비전과 정책을 품고 있을까. 본지에서 김동욱 의원을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서울시 게임 정책에 대해 설명중인 김동욱 의원 / 게임동아DB
어려서부터 '게임 마니아'였던 김동욱 의원
Q: 어려서부터 게임을 좋아했다고 들었다. 어떤 게임을 즐겨왔나.
A: 김동욱 의원: 청소년 시절부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게임을 즐겨한 편이다.
닌텐도 게임보이(휴대용)와 닌텐도 64 게임기 용 게임을 즐겼고, PC 온라인 게임은 '포트리스', '메이플 스토리', '서든어택'도 고레벨을 달성했다. '테트리스', '겟앰프드' 등의 게임도 좋아했다.
최신 게임으로는 '리그오브레전드' 시즌3 당시 상위 4%에 드는 다이아몬드 등급을 달성한 적이 있고 모바일 게임으로는 '클래시로얄'의 경우 얼티밋 챔피언 1700점대 후반을 달성한 적이 있다.
Q: 엄친아로 소문났는데, 부모님이 게임하는 것을 싫어하진 않았나.
A: 김동욱 의원: 미국 UC버클리 대학 정치학 학사 이후 서울대학교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어렸을 때 목표한 공부 할당량을 마치면 게임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커서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나에 대한 믿음이 있으셨던 것 같다.
특히 부모님은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도 신경을 쓰시지 않았다. 그리고 성적이 안 나오면 그 책임은 내가 지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게임도 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한 것 같다.
Q: 진성 게이머로서 '게임 질병화'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A: 김동욱 의원: 정부 차원에서 어떤 안건에 대해 대응을 하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생긴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고등어 때문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특정 정보를 가지고 국민을 호도하면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된다.
특히 잘못된 대응을 했을 때 책임을 지지 않는 게 문제다. 게임도 좋은 점이 있고 나쁜 점이 있는데, 정부 차원으로 함부로 게임이 질병이라고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Q: 왜 게임 질병화 이슈가 생긴다고 보는가.
A: 김동욱 의원: 어려서부터 '게임은 나쁜 것'이라고 인식된 것이 축적됐다고 본다. '나쁘니까 억제하는구나'라는 식으로 오랜 기간 빌드업된 느낌이 있다. 셧다운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유연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싶고, 서울이 앞장서서 해보고 싶다.
Q: 어린 시절, 게임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A: 김동욱 의원: 아버지가 미국으로 발령이 나서 어렸을 때 4년간 LA에 있었다. 초등학교 1~4년 때다.
그때 가족이 함께 미국 테마파크 처키치즈(Chuck E. Cheese)에 자주 갔었다. 롯데월드 만큼 큰 공간에서 공도 던지고 게임도 하고, 거기서 나온 티켓을 모아 경품도 교환하고..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가족 단위로 게임도 하고 여가 생활을 즐기는 그런 문화가 한국에도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너무 좋다.
Q: 게임에 부정적인 학부모분들께 한마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A: 김동욱 의원: 이제 게임만 한다고 대학교도 못 가고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세상이 아니다.
지금 내가 카이스트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미래 전략' 안에도 문화 콘텐츠와 게임산업이 들어가 있다. 그만큼 게임은 충분히 학문으로 연결될 소지가 많다.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 본인이 좋은 선례가 될 테니 아이들에게도 전달을 잘해주셨으면 좋겠다.
게임과 e스포츠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중인 김동욱 의원 / 게임동아 DB
'게임 진흥'을 위한 서울시 조례 발의 배경
Q: '서울특별시 게임산업 육성 및 e스포츠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발의한 이유가 궁금하다.
A: 김동욱 의원: 시 중에 서울이 가장 큰데, 서울시에 '게임 진흥'과 관련된 조례가 없었다. 전국에서 단 3개 시만 게임 진흥 조례가 없었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이어서 놀랐다.
특히 서울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게임 진흥 예산이 굉장히 적었다. 뷰티와 패션 예산은 약 2천 억 원인데 게임이 배정된 게 약 22억 8천6백만 원으로 1% 수준이었다. 그것을 조례를 통해 33억 8천6백만 원으로 늘린 것이다.
지난해에 서울시 예산이 약 44조 원이고 올해 약 47조 원인데, 약 33억 8천만 원이면 0.008% 정도다. 아직도 다른 광역시보다도 점유율이 현저하게 낮은 편이며 너무 예산이 부족한 사례라고 본다. 게임과 e스포츠 진흥 예산이 200억 원은 되어야 한다.
이번에 10억 원을 증액하는 과정도 굉장히 힘들었지만 상임위 위원장님이 도와주셔서 겨우 첫발을 잘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이렇게 게임 진흥을 위해 거의 혼자 싸우고 있지만, 점차 게임의 가치를 알려서 동반자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Q: 예산 10억 원 증액으로 어떤 진흥을 우선 하고 싶은가.
A: 김동욱 의원: 우선 e스포츠 종사자분들이나 게임업계 분들의 처우 개선을 해보고 싶다. 프로게이머 2군 분들, 아나운서, 홍보 대사 등 아직 정립되지 않고 소외되는 분야도 너무 많다.
또 시설 정비에도 신경을 쓰려한다.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 정식 종목인데 상암 에스플렉스 센터도 선수 대기실 등이 많이 낙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스프링 결승전에도 가보고 선수 대기실과 연습할 수 있는 장비들이 괜찮은지 체크해보려 한다. 이렇게 프로게이머들의 처우 개선과 환경이 개선되면 양질의 인력들이 유입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다.
e스포츠의 처우 개선에 대해 설명중인 김동욱 의원 / 게임동아DB
김동욱 의원이 e스포츠 육성에 진심인 이유
Q: e스포츠 육성이 국내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A: 김동욱 의원: 게임과 e스포츠의 발전이 서울시 차원에서도 국가 차원으로도 2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관광이다. 일례로 롤드컵이라는 국제 대회 하나로 숙박과 인근 먹거리는 완판이 될 수 있다. 내수 경제가 순간적으로 엄청 살아난다. 이번에 4월 8일과 9일에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되는 LCK를 예로 들면, 반경 1킬로는 무조건 살아난다.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샌프란시스코가 난리가 나지 않았나.
두 번째는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베이스가 살아난다. 실질적으로 업계가 다 같이 붐업할 수 있다. 그래픽 카드나 반도체, 각종 키보드 등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이렇게 게임 산업은 관광산업, 문화산업, 그리고 내수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 데다 100만큼 들여서 1000만큼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치나 잠재적 가치를 실질적인 국가 차원에서 대응을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
Q: 아마추어 e스포츠 육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김동욱 의원: 아마추어 e스포츠 육성을 위해서는 많은 출전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울 컵이라든가 아마추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
예를 들어 농구도 중등부, 고등부로 나뉘어 25개 자치구가 각 자치구 별로 대회를 열고 서울 잠실에서 1-2-3등을 가리는 대회가 진행된 적이 있다. 그때 좋은 성적을 내면 구청장 상장을 주는데 이 것이 그 선수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이런 식으로 e스포츠 분야에서도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서 본인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예를 들어 각 학교 별로, 학생회에서 주최하거나 교장이 진행하는 단발성 대회 등을 많이 만들어주면, 학업도 좋고 문화 콘텐츠도 잡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재능 있는 아마추어 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장비를 지급해 준다거나 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다.
Q: 서울시 의원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김동욱 의원: 개인적으로는 세계 e스포츠 정상 회의를 가져오고 싶다. 지난 2014년도인가 2015년에 서울에서 하고 이후 계속 부산에서 진행됐는데, 서울 유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일본에 가면 오사카에 마리오나 해리포터 등을 활용한 테마파크가 있는데, 서울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해외의 유명 브랜드들을 글로벌 탑 10 도시 안에 드는 서울이 가져오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있다.
또한 서울 시 의원으로서 게임과 e스포츠 외에도 서울시의 민생 및 먹거리 문제, 물가 상승 등의 이슈로 소상공인 지원도 강화하고 싶다.
지난해에도 대주제로 정하고 의정활동에 임했던 2가지 분야가 게임산업과 소상공인 지원 강화였다. 지속적으로 신경 쓰려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김동욱 의원: 이런 인터뷰가 변화의 시작이었으면 좋겠다. 게임산업은 10년 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국내 게임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지금이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산업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이 시기를 놓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더 적극적으로 진흥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e스포츠 지역 연고제를 말씀하셨고 게임산업 활성화도 말씀 주셨다. 사실 최근의 민생 문제부터 금리까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감이 있지만, 광역 시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
김동욱 의원은
김동욱 의원 프로필 사진 / 의원 홈페이지 발췌
김동욱 의원은 현재 서울특별시의회 의원(강남 5)이며, 1991년 생으로 국민의힘 서울시당 수석부대변인을 맡고 있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 정책본부 청년보좌역(59초 쇼츠 담당)으로 활동해 총 29개의 정책에서 약 1,500만 조회수를 끌어낸 바 있다. 미국 UC버클리 대학 정치학 학사, 이후 서울대학교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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