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군대 있을때 새벽3시쯤 위병소 근무를 나갔는데

우리 부대가 논한가운데 있다 보니 큰길에서 위병소까지 500m정도

양 옆에 논길을 끼고 들어와야되

그러니 위병소에서 보면 그냥 허허벌판밖에 안보이거든

새벽에는 불 빛도 없고 그냥 암흑이야~

차나 들어와야 불빛이 보이지..

암튼 말년때라 쫄따구 근무 세워놓고 위병소 들어가 있는데

쫄따구 녀석이 벌벌떨면서 갑자기 위병소로 들어오는거야

위병소쪽으로 뭐가 온다고

밖을 봤는데 정말 등뒤에 소름이 쫙 끼치는게

흰 소복을 입은 여자가 미친듯이 뛰어오고 있더라고

무섭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가서 총구를 겨누고 있었는데

뭐 암구호 할 정신도 없고 그냥 총만 겨누고 있었거든

근데 흰 소복 입은 여자가 쫄다구 한테 달려들더니 살려달라고

뒤에서 귀신이 쫏아온다고 막 우는거야

나이는 한 60쯤 먹어보이는 할머니였는데

나나 쫄따구나 쫄아서 어쩔줄을 모르고 

일단 돌려보내야 할꺼 같아서

뒤에 아무것도 없다고 진정하시라고

달래는데

이 할머니 하는 말이

아니 저기서 우리 째려 보고 있는데 안보이냐고 그러는겨

정말 바지에 오줌쌀뻔 했지

아무것도 없는데 자꾸 저기서 귀신이 쳐다보고 있다고 하니깐....

그래서 귀신이 어디있냐고 같이 가보자고...

그런데도 싫다고 귀신이 째려보고 있다고 달려드는데

솔직히 귀신보다 할머니가 더 무섭더라고

암만 봐도 할머니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아서

그렇게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초소쪽으로 차한대가 들어오더라구 

그러더니 한남자 차에서 내려서는 죄송하다고

자기 어머닌데 치매가 걸려서 밤에 가끔 돌아다니신다고 한참 찾아다녔다고 

그러면서 할머니를 데리고 갔어.

뭐 잠은 다 깨고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남은 근무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도 안나고

암튼 근무 마치고 들어와 자고

담날 일어나서 쫄따구들 한테 근무때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쫄따구 중에 탄약고 근무를 섰던 넘이 이상한 소리를 하는거야

이 탄약고가 위병소를 지나 산중턱에 있어서 여기서는 위병소가 너무 잘 보이거든

3시쯤 근무를 하는데 밑에서 우리가 할머니랑 실랑이를 하는걸 봤데

근데 그 할머니가 가르킨 곳에 한명이 더 있었다는 거야

나무뒤에 숨어서 위병소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그 후부턴 위병소 근무는 절대 안나갔지...

내가 서무계였거덩....

지금 생각해도 개무섭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