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기억
"자서전 써보지 않겠습니까?"라는 이야기를 출판사로부터 들은건 4년전. 2016년에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발매하겠다는거였다. "읽는 사람이 있을까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싫지는 않았기에 쓰기로 했다. 생리적으로 싫은 것 빼곤 거절하지 않는 성격이라. 편집자와의 길고 긴 미팅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잊혀져가고 있었던 어렴풋한 기억을 돌이켜나갔다. 어릴적, 사춘기, 데뷔시절. 당시의 친구, 연인, 가족 등 그때 일어났던걸 좌우지간 세세하게 쓸 필요가 있었기 때문. 이렇게도 깊게,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적은 없었다. 그저 이것은 필요한 행위였다. 나는 대충대충 넘어가는 성격이라, 마음의 정리도 애매하게 끝내왔고, 여러가지 색깔로 자신을 덧칠하며 막무가내로 전진해왔기 때문.
돌이켜볼수록, 괴로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렇게도 애정 넘치는 가정에서 태어나, 가족 모두가 성실한데, 나만 대충 살았다. 나는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나 때문에 가족이 괴로워했던게 가슴 아팠다. "이런건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않아. 사라지고 싶어"라고 느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도 나. 이렇게 사는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은 약자의 비겁한 변명처럼 들려서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했다. 과거가 행복할수록 그 추억에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 정말 힘들었던걸까?
설마했던 사건이!!
자전책을 쓰는 도중,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 원고를 마무리하고, 표지 촬영을 마치고, 세세한 수정만 하면 끝나는 단계. 갑자기 편집자가 연락두절이 됐다. 매니저는 "연락이 안된다"라는 말만 되풀이 할뿐. 편집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걱정했다. 갑자기 사라지다니, 좋은 조짐은 아니다. 그런 걱정 속에 1년, 2년이 흘렀다. "설마 내가 부족해 그런가. 그 내용으로는 출판할 수 없어서 그런건가?"라고 생각하게 됐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사람이 갑자기 없어지는건 드문 일도 아니지만, 그 편집자가 일을 내팽겨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그래서 주위사람들에게 "자전책은 어떻게 됐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때마다, 마음속으로 내가 부족해서 기획이 엎졌다라고 생각하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실종된줄 알았던 편집자가 갑자기 부활. 컨디션이 안 좋아서 쓰러진후 입원해있었다고.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리고 "나 때문에 엎어진건가?"라는 의심암귀가 사라져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런 경위를 거쳐 완성된 자전책. 별볼일 없는 인생이지만 심심풀이로 읽어주세요.
영원한 처녀 츠보미 섹시 여배우로서 12년에 걸쳐 현역으로 머물러있는 레전드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과거를 엮는다.
츠보미의 자서전
제목은 [나의 것(わたしのこと。와타시노 코토)], 12월 11일 출간
책의 뒷표지를 보면 츠보미의 아이 적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적혀있는 글을 보면..
나는 사랑받고 있어
언제나 샹냥하게 감싸주는 아버지,
때때로 엄하시지만 야단스럽게 나를 생각해주는 어머니, 똑똑하고 요령 좋은 동생.
저만 뛰어나서 이상한 인생을 걷고 있습니다만,
언제 돌아가더라도 가족은 변하지 않고 나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피아노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떼를 썼을 때, AV 여배우를 계속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내가 인생의 분기점에서 해온 선택에, 엄마는 항상 반대했었는데,
언제나 내가 깨닫지 못하는 곳에서 지지해준 것입니다.
뭔가 뭉클한 기분이 드는데요.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 할지는 모르지만 하는 날까지는 아픔없이 했으면 좋겠구요,
가족과의 관계도 좋게 유지되어서 나중에 좋은 일로 행복하게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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