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35경기 만에 연패를 맞았다. 팀의 상승세를 이끌던 필승조가 무너졌고, 내·외야 수비 집중력도 형편없었다.

롯데는 22일 대구-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3차전,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4-10으로 완패했다. 1회부터 홈런 두 개를 때려내며 기선을 제압했고, 6회까지 4-0으로 앞섰다. 선발투수 펠릭스 듀브론트가 네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며 좋은 기운을 더했다. 그러나 팀의 상승세를 이끌던 필승조가 무너졌다. 빌미는 야수진의 실책이었다.

7회부터 셋업맨 진명호가 마운드에 올랐다. 5월 등판한 아홉 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할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나 선두타자와의 승부부터 조짐이 안 좋았다. 강한울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야수가 처리하지 못했다.

후속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3루에 놓였다. 점수 차이가 많았기 때문에 욕심 내지 않았다. 박해민의 좌측 땅볼을 직접 잡았고, 홈 대신 1루로 송구해 타자를 아웃시켰다. 접전 상황에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고, 누상 주자를 한 명이라도 지우겠다는 의지였다. 진명호는 평소 "내 뒤에 있는 투수들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한 타자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후속 타자 김헌곤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시나리오대로 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원석에게 일격을 당했다.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진명호도 마운드를 내려갔다.

필승조의 다른 한 축인 오현택이 마운드에 올랐다.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그는 마무리투수 앞, 8회를 책임진다. 불펜진에서 두 번째로 안정감이 있는 투수다. 그도 5월 등판한 여덟 경기에서 무실점이었다.

동반 부진했다. 다린 러프에서 적시 안타를 맞은 뒤, 강민호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몰리며 역전 투런 홈런까지 허용했다. 믿었던 롯데 불펜진이 1이닝 동안 5점을 내주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잘 해준 투수들이다. 등판이 많던 탓에 부침이 올만도 했다. 이제 한 경기 흔들렸을 뿐이다.

문제는 수비다. 경기 초반에도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많았다. 진명호가 실점을 내준 7회도 문규현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주중 첫 경기다. 져도 잘 져야 했다. 그러나 더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왔다.

8회는 프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투수는 땅볼 타구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고, 중견수와 우익수를 콜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평범한 뜬공에 점수를 내줬다. 야수진의 중계 플레이도 안 좋았다. 수비력을 인정받아 1군을 지키고 있는 외인 선수는 평범한 송구를 놓쳐 더블아웃을 해낼 기회를 놓쳤다. 8회 내준 5점 가운데 투수의 자책점은 2점 뿐이었다.

롯데는 뜨거운 4월을 보냈고, 5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하위에서 4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여전히 중위권 승부를 살얼음판이다. 이날 패배로 7위로 내려앉았다. 결과보다 내용이 안 좋아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