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서의 ‘인생 2막’

손승락은 은퇴 후 ‘제2의 인생’으로 미국 코치 연수를 택했다. 허구연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도움으로 LA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코치 연수를 받을 기회가 생겼고, 비자 발급까지 완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물론 마이너리그까지 시즌이 중단된 상태지만 손승락은 실망보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출국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은퇴했지만 은퇴하고 나니까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미국 야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찾다가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IMG아카데미에서 아마추어 야구 연수 기회가 주어졌어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는데 코로나19로 그 일정이 연기된 거예요. 그 무렵 허구연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어요. 선생님은 결혼식 때 제 주례를 맡아주신 인연이 있었거든요. 제 은퇴 소식을 듣고 앞으로 뭐 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신 다음에 영어로 프로필을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부리나케 영어 프로필을 만들어 보내드렸는데 며칠 후 전화로 LA 다저스 코치 연수 기회가 생겼다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구단 운영도 배울 수 있다면서요. 그 다음 LA 다저스로부터 초청장을 받았고, 미국대사관에서 통역과 함께 비자도 발급받았어요. 매우 빠르게 일이 진행된 편이었죠.”

하루만 늦었어도 손승락은 비자를 받지 못할 뻔 했다. 미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대사관 비자 업무를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했어요. 비자 발급을 위해 많은 서류를 준비했는데 정작 대사관에서는 서류 맨 위에 있던 LA 다저스 초청장만 확인하고 바로 비자 승인을 해주더라고요. 순간 LA 다저스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손승락은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루키리그 팀에서 코치 연수를 받게 된다. 코치 연수뿐만 아니라 마이너리그 팜 디렉터, 부 디렉터 미팅에 합류하는 것은 물론 프런트 업무도 함께 배울 예정이다. 

은퇴한 걸 후회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손승락은 은퇴를 후회하진 않지만 선수 손승락이 마운드에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다고 대답한다. 친구들보다 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갈 줄 알았는데 친구들보다 먼저 그만둔 부분은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제 제 이름 뒤에 ‘선수’라는 호칭이 붙지 않지만 아직도 롯데 팬들은 저를 ‘락형’이라고 불러주시더라고요. 그러면 된 거죠. 영원한 락형으로 불릴 수 있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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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라 아니었으면 못 갈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