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팀의 주치의가 되고 싶어 의대에 진학한 이가 있다. 부산에서 태어나 사직동에서 성장한 환경은 자연스레 야구에 눈을 뜨게 만들었고, 롯데 자이언츠 열혈 팬으로 이끌었다. 롯데 성적의 높낮이에 따라 행복지수가 요동쳤다. 물론 2013년부터는 불행지수가 더 높았다는 게 함정이지만(2017년 제외).

강원도 춘천에서 공중보건의사로 복무 중인 오연우 씨는 야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롯데 자이언츠 열혈 팬으로 야구장을 찾았다가 야구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즈볼 프로젝트’, ‘야구공작소(야공소)’ 칼럼니스트로 활약했고, 지금도 ‘야공소’에 칼럼을 올리고 있다. 2017년 하반기에는 ‘야공소’ 대표를 맡기도 했는데 이 모든 일들을 의대 6년 동안 함께 해나갔다.


오 씨는 마침내 연세대 의예과에 입학한다. 야구장을 쫓아다니면서도 공부를 놓지 않았고, 팀 닥터가 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예과 2년 때는 비교적 여유 있는 학사 일정 덕분에 2년 동안 야구장만 90회 이상을 방문했을 정도로 야구에 푹 빠져 살았다. 팀 닥터를 꿈꾸면서도 야구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파고들었고, 연구했다. KBO 심판학교, 전문기록원 과정을 수료했고, 롯데 자이언츠 외에 다른 팀들의 특징들을 파악하며 공부했다. 2008년부터 일기처럼 운영했던 네이버 블로그 ‘기분 내키면 글 쓰는 곳’에도 꾸준히 글을 올렸다.



“본과 공부를 하면서 점차 의학에 회의를 느꼈다. 본과 1학년 때 처음 접하는 분야가 해부학인데 해부학이 재미없었고, 실습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 프로야구팀의 팀 닥터가 되려고 의예과에 진학한 것인데 의학이 재미없다 보니 이 공부를 하면서 열정을 키울 자신이 없더라. 갈등을 반복하면서도 졸업까진 마쳤고, 의사 면허 취득 후 편입 시험을 치러 서울대 수학과에 합격했다. 내년 4월 공중보건의사를 마치면 2022년부터 서울대 수학과 3학년에서 다시 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졸업하면 팀 닥터가 아닌 야구 통계와 관련된 일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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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꼴빠도 있네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