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항상 잘 던져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마무리 김원중을 필두로 역산한 롯데의 필승조는 시즌 초 짠물 승리의 주역이었다.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이탈한 선발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인 데다가, 방망이의 팀이 홈런을 12경기째 떄려내지 못한 상황에서도 5월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던 건 이들의 힘이 컸다. 그러나 최근 시리즈에서는 다소 지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하며 철벽 불펜을 구성했던 박진형(26), 오현택(35), 진명호(31) 등이 지난 두산과의 잠실 3연전에서는 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롯데 허문회 감독도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필승조라고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다. 컨디션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다. 회복이 필요한 시기에는 기다려줄 줄도 알아야 한다”며 멀리 보는 모습이었다. “사실 선발이 일찍 내려오며 중간에 부담이 걸리는 경기도 있었다.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 피로도가 많이 쌓은 선수들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엔트리에 있는 투수들을 모두 활용해 마운드를 운영하겠다”고 계획했다.

프로 7년 차 ‘인생투’를 펼친 이인복(29)이 그래서 더 반갑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3-3 상황에 등판해 3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틀어막으며 접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당시 롯데는 전날도 연장전을 치러 불펜 자원이 없었던 데다가 마무리 김원중도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등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허 감독은 “이인복이 호주 스프링캠프에 오진 못 했지만 상동에서 준비를 잘해줬다. 2군 코치진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이 말은 전하고 싶다”며 “그런 경기에서 이겨야 팀이 강해진다. 당시 솔직히 쓸 투수가 없었는데, 이인복이 큰 역할을 해줬다. 앞으로 중요한 상황에서 나설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날은 셋업맨 구승민(30)의 휴식일로 지정됐다. 타박상을 입었던 마무리 김원중은 지난 이틀을 휴식한 후 출격 가능 사인이 떴다. 허 감독은 “5월 마무리는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현재까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상으로 이탈한 자원이 별로 없었다는 게 긍정적”이라며 “6월에도 아픈 선수 없이 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