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4년차를 맞이하는 키움 이정후(22)는 매 시즌 진화한다.

데뷔 첫 시즌에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0.324 2홈런 47타점 등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후는 다음해에는 타율 0.355 6홈런 57타점 등으로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에는 공인구의 여파로 리그 전체가 투고타저의 양상이 뚜렷해진 과정 속에서도 타율 0.335 6홈런 68타점 등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현재 31경기 타율 0.374 5홈런 21타점으로 예년보다 더 가파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평균 4할 초중반을 기록했던 장타율이 0.618로 크게 성장했다.

이정후가 이렇게 매 시즌 발전하는 것은 그가 매번 전력분석실을 드나들며 공부한 덕분이다.

이정후는 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려고 했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근거로 데이터 분석 결과도 함께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전력 분석팀에 물어봤더니 지난해에 비해서 타구 스피드가 늘었더라. 가장 중요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시속 10㎞정도 늘었다고 측정되어 있더라. 잘 되어가는 것 같다”며 “평균 145㎞정도였는데 이제는 155㎞정도까지 나온다고 하더라”며 데이터를 술술 외웠다.

부진할 때마다 전력분석실을 찾는다. 그는 “타구 스피드도 물어보고 타구가 좌측, 중간, 우측으로 나뉘어지지 않나. 각각 방향에 따른 내 타구에 대해서도 물어본다. 인플라이타구도 체크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9일) 같은 경기는 삼성 투수들을 체크한다”고도 말했다.

공부하는 학생이 모르는게 있으면 선생님을 찾듯이 해결책을 전력분석에서 찾는다. 이정후는 “타격 감이 안 좋을 때에는 폼도 물어본다. 오른 어깨가 많이 닫혀있는지, 혹은 타격시 오른 어깨가 빨리 빠지는 지 그런 식으로 많이 물어본다”고 했다.

자신에게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이정후는 “발사각은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박병호 선배님 같은 유형의 타자가 아니라 발사각이 높아지면 뜬공이 된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빠르게 날아가면서 홈런이 되기 때문에 강하게 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구에서 데이터 활용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서 최근 젊은 선수들은 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다. ‘데이터야구’가 본격화되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문화다. 1998년생인 이정후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줄 아는 세대인 것이다.

이정후의 이같은 노력 덕분일까. 그는 이날 1군에 복귀한 오승환(삼성)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오승환은 “이정후와 힘대힘으로 붙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대 선배님이 나를 거론해주셔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신인 때부터 상대 투수 이름을 신경쓰지 않고 타석에 들어서려 노력했다. 만약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똑같이 타석에 임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ㅅㅂ 동희는 무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