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한 달 동안 유해발굴에 투입됐음. 첨에는 좋은 일 한다라는 자부심에 다들 진지하게 임했음. 근데 유해발굴 가본 꼴갤들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발굴작업시간에 비해 발굴되는 유해는 극히 드뭄. 그래서 나도 그렇고 애들도 그렇고 점점 농땡이 부리고 잡담이나 하고 있는데 타중대 구역에서 유해가 나왔다더라? 그러면 감식반들이 그 자리가서 세밀작업을 시작함. 일단 주변에 흙다 걷어내고 붓이나 호미같은 소도구로 세밀한 작업을 함. 그래서 우리도 우리 구역 작업하고 쉬는시간에 잠시 그 발굴지역을 가봤는데 어느새 유해의 전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더라... 두 분 이셨고 두 분 다 엎드린 상태였고 유해는 거의 겹치다싶이 되어있었음... 주변엔 탄피가 즐비했고 유해발굴대장 말로는 부상당한 전우를 업고 가다 동시에 피탄된거라고 추정된다더라... 순간 숙연해지고 농땡이 부리던 내 자신이 창피하더라...

진짜 우리가 이렇게 행복과 평화를 누리는게 누구 덕분인지 잘 생각해봐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