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진흥에관한법률(음악산업법)에는 제26조에서 음반유통관련 "부당행위"를 규제하고 있다. "밀어내기"는 법상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내 맘대로 주장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음악산업법 26조에서 규제하는 취지는

1) 음반유통량을 조작하여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왜곡하거나 손익구조를 왜곡

2) 음반유통 과정에서 음반제작사가 음반유통사에게 갑질

을 하는 것에 대한 규제라고 볼 수 있다.

위 26조에서 부당행위를 보면

1) 음반제작자가 부당하게 음반을 구입하는 행위

2) 관련된 자로 하여금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

이다.

자회사에 파는 것처럼 하고 그 자회사 창고에 쳐박아둔 상태로 두면 실제로 음반시장에서 팔린 것은 없음에도 소비자들은 대박난 음반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구매욕구를 갖게 되는데 자기판매-구매는 조작목적 외에 다른 목적이 없다면 부당행위라고 할 만하다.

하이브의 경우를 보면 일본 유니버설뮤직그룹(UMG)과 유통계약을 맺었는데, 이 회사는 미국계 회사로 세계 1위 유통사이고 하이브 산하는 아니다.

유통계약은 밭농사 밭떼기 계약을 생각하면 되는데 판매자 입장에서는 안정된 판매처, 구매자 입장에서는 안정된 구매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양자가 협업하는 것이고, 주된 계약조건은 사달라고 할 때 얼마를 사줘야 하는가? 얼마를 보내달라고 할 때 얼마를 보내줘야 하는가? 가격은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재고가 발생 시에 판매자가 다시 되사줄 것인가(반품) 등이다.

※ 반품조건은 구매자 입장(예를 들어 UMG)에서 당연히 유리한 조건이다. 유통업자(UMG)가 밭떼기로 수박 1000개를 샀는데 안 팔리면 농민(하이브)이 다시 사준다고 해보자. 유통업자가 환영할 일이다.

이러한 유통계약에 따라 음반을 판매하는 경우 음악산업법 26조에서 규제하는 시장왜곡 목적에서 그리 했을 수도 있고, 통상적인 상거래상 그리 했을 수도 있다. 하이브 유통계약에 대해서는 전체를 알지는 못하나 유니버설만 놓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하이브의 시장왜곡에 동참하고자 그리 한 것은 아닐 것이고 통상적인 상거래로 그리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재고가 남은 경우 유통업자는 최악은 그 재고를 그대로 폐기처리하는 것, 차선은 그 재고를 일부 손해를 보면서 반품하는 것, 최선은 제값을 받고 모두 팔아버리는 것이다. 유통업자의 경우 모두 팔아버리기 위해 판매업자(하이브)에 콘서트 등 개최를 요청하고 이 콘서트 개최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촉행위 등이 뽑기식 마케팅 등 "과소비"를 유도하고 소비자들의 금전을 탕진시킨다는 점에서 과도한 상술 또는 비도덕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음악산업법 26조에서 규제하는 부당행위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서두에 언급했지만 "밀어내기"라는 용어는 법상 용어가 아니고 그 구체적인 행태도 다양하다. 이 중에는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행위, 도덕적으로는 애매하나 법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행위, 법상으로도 문제가 있는 행위 등이 혼재되어 있어서 주의를 요하는 것이다.

더구나 입장문을 발표하는 자가 이 다양한 행위들을 교묘하게 섞어서 그것을 보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더욱 주의를 요할 것이다.

과연 지금 한국의 음반제작사의 문제는 무엇인가?

어린 학생들 코묻은 돈 빼앗아가는 사행성 조장식 판매행위가 문제인가? 음반제작사의 음반유통사에 대한 갑질이 문제인가? 아니면 분식회계, 분식판매량이 문제인가?

민희진이 지적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자기들은 빠져나가고 남들은 문제라고 할만한 그런 선이 있을까? 의문이다.

"우리는 멤버들간의 순위매기기가 싫어서 포토카드를 뽑기식으로 랜덤배치한 것인데, 다른 회사들은 판매량을 조작하기 위해서 포토카드를 뽑기식으로 랜덤배치했음을 내부고발하는것이다"라고 하는 격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