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처음부터 보고 있는데
구씨 모자 주우러 점프하는 장면 전에
밤에 청둥번개에 전봇대 누전-미정이가 달려 와서 집 안으로 밀어 넣음
다음날 아침 구씨 발등 다친거 미정이 아빠가 발견-데리고 약국와서 치료-미정이 아빠가 아무 잔소리 없이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가자고 권함-둘이 아무 말 없이 맥주 마시며 창 밖 풍경-폐지 줍는 노인 리어카 지나가고 학생들이 그거 밀고 있음-구씨가 그거 가만히 바라봄
당일 고추 따러 온 가족 출동하는데 구씨도 나옴-미정이 모자 날림-겨울에 도망칠 때 미정이 덕에 살 수 있었던 거 회상-주우러 점프

구씨 살던 세계에서는 부인과 다름없는 동거녀가 자길 가스라이팅하고, 같이 살던 연인을 잃었는데 자기 동료이자 연인의 오빠가 자길 죽이려 들고 사람들은 서로 악다구니처럼 뻔뻔하게 굴거나 뒤통수치는 세상이었는데
염씨 가족 사이에 들어와서는 처음으로 당하면 당했지 아무 공격성 없이 타인을 보듬는 성향의 사람들이 자신을 조용히 돕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 거.
마치 여름의 농촌 풍경처럼 무해하고 평화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구씨 마음이 조금 치유돼서 무기력하게 술만 퍼마시며 살다가 뭔가 해볼 힘이 나서 전력 점프로 모자 주워옴.

염씨네 가족 안에서 조용히 진행된 구씨의 심경 변화를 표현하기위해 창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상징적 설정까지 꼼꼼히 이뤄진거 몰랐다
이건 소설로 나와도 훌륭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