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24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

캐스터: 어어 볼을! 볼을 떨어뜨립니다..

유격수의 손에서 잡히지 못한 공이 땅으로 떨어졌다.

그와 함께 덕아웃의 한 투수의 고개도 함께 떨어진다.

이제 결국 내 차롄가...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개막한지 50경기도 안되었지만,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지옥과 천당을 오간 18연패

감독의 경질

이태양의 갑작스런 트레이드

호잉의 극심한 부진과 퇴출

하주석부터 시작된 오선진, 노수광 최진행 그리고 이젠 정우람의 부상 악령

그리고 송광민...

생각하기도 싫은 현실이었다

침대에 누워 폰을 확인하니 동생의 톡이 와있었다

윤수게이:그것도 팀이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두산에 가고 싶었다.....

이 현실이 너무 싫었다

깜빡 잠이 들었다

범수야 고개를 들어라!!!

아니 감독님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허허 너에게 힘을 주러 저승에서 잠시 돌아왔지

책을 범수 면상에 던진다

이... 이게 무엇입니까?

제구력을 잡는 법이다

얼른 펼쳐보아라

와장창!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한결이가 접시를 떨어뜨리는 소리였다...

화가 났지만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다시 잠을 청했다..

기억들을 떠올랐다

야생마 이상훈을 보며 긴머리를 길렀던 기억

코치진보다 쓸모 있었던 유튜브 체인지업 동영상을 보며

고군분투 했던 옛날들

나를 항상 응원해주는 dc 팬들

이젠 들을 수 없는 관중의 환호...

맞아....

내가 던져야할 이유는 정말 많았다

사람들이 내게 주었던 관심과 기대만큼

나는 보답하지 못했다

이제는

팀이 개걸레씹창좆버러지가 된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

모두 주목하라

이 에이스의 부랄

아니 부활을

왜냐하면

난

짱범수니까

2020년 6월 25일 목요일

오후 6시 30분

한화 꼴칰스 vs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짱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