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요즘, 호감이 있는 이성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선 후덥찌근한 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시원한 음료수만한게 없다.

그런데 왜 시원한 음료수 중에서도 하필 아이스티였던걸까?

자고로 아이스티란, 한명쯤 공짜로 타줘도 사장에게 들킬 염려가 없는 알바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낮은" 음료다.

예를들어 캔음료를 줬다면, 바로 재고확인 할때 들통날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사비를 채워넣어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1. 즉, 알바생은 너에게 호감을 표현하고 싶기는 하지만, 리스크는 감당하기 싫었던 것.

동시에 "아이스"가 들어간 음료이기 때문에 본인이 "쿨"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무의식중에 각인시켜줄 수 있다.

혹여 니가 호감을 받아들이지 않고 아무런 리액션이 없을 경우, 

본인의 마음을 들키고 안절부절하는 창피한 모습을 상대방에게 상상하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쿨하게 웃어넘기는 현대 여성의 이미지로 남고싶어 했기 때문이다.

2. 즉, 둘이 잘 되지 않아도 너에게 좋은이미지로 남고싶은 소망을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칰붕이가 충분한 리액션을 보였음에도 "남자친구 있다"며 거절한 이유는 무엇일까 역시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

연애도 못하고 어버버어버버하는 쑥맥과 연애하고 싶은 여자는 단 한명도 없을것이다.

쑥맥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연락처를 건네고 몇번의 만남을 통해 상대를 파악할 수 밖에 없는데,

리스크를 감당하기 싫어했던 여성의 심리가 반영되어 연락처와 만남이라는 리스크 역시 갖기 싫었던 것이다.

살포시 한번 튕겨냄으로써, 다시 고백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는 쑥맥을 걸러낼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기술을 구사한 것이다.

칰붕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내어 다시 고백한다면, 먼저 호감을 표현한 여성의 입장에서는 재차 거절할 명분이 없을 것. 멘트에 따라 90% 내외의 성공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멘트는 무엇일까??

사람이 호감을 표현할 때 종종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 때 이용되는 도구는 필연 그 사람 본인도 좋아하는 도구일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도구로 사용된 아이스티는 알바생 본인도 종종 사장님 몰래 타 마시며 업무의 지루함을 달래주던 소울프렌드였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칰붕이가 피드백 리액션을 할 경우 처음 사용된 아이스티를 재차 사용하는 것이 조금 더 성공확률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

거절의 사유가 됐던 남자친구 역시 멘트에 반드시 포함되어야하는데,

상대방이 거절했던 이유를 보란듯이 웃어 넘기며, '나는 그정도 핑계쯤은 가볍게 이해해 줄 수 있는 위트있는 남자'라는 것을 어필함과 동시에

연락처를 건네주지 못하는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치워버리면서, 데이트 제안 승낙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아이스티 두잔 시키고 한잔은 알바생, 한잔은 말씀하신 남자친구 드리라는 멘트로 시작해서~ 

사실 남자친구없어요 죄송해요가 나오면~ 

호다닥 뺏어 마시면서 여기있는데 왜없어요~라며 유머감각을 뽐내준다면

당신은 마치 호잉 앞의 김태균. 샘슨 뒤의 정우람과 같은 필승보증수표가 될 것임을 의심치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