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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이라는 장르, 문화, 산업, 어떤 범주를 전제하든

다른 예술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냐?

물론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그럼 박물관에 있는 그림, 조각, 그리스 신화, 혹은

오페라와 관현악, 교향곡도 내재적, 본질적인 가치까지 희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적어도, 혹은 시뮬라크르로서도 인간과 인간성에 대한

보편적, 일반적, 사회적 가치와 지위의 모티프이고, 원형이라는 합의가 있다.

다시

대중성과 인기를 빼면 힙합에 뭐가 남지?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술, 여자, 마약, 도박, 폭력 이런 것들이 문화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냐?

그 자체엔 아무런 예술적인 지위도, 내재적인 가치도 없다

다만 그 것들을
이 시대가,
이 시대 사람들이
어쩌면 시대정신이 

그것에 공감하고 그것을 따라부르고 그것에 돈을 지불했기 떄문에

마치 가치를 가진 것처럼 믿게 된거다

게다가 여기는 미국도 아니고, 너희는 흑인도 아니다
요즘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있냐?

요즘 흑인문화의 기반과 문화적 토양을 모르는 사람이 있냐?

이젠 변했다

너희도 변해야 한다

애매하고 어설프게 미국흑인문화 따라하는 것도 이제 그만해라

그냥 미국흑인 유튜브를 찾아가지 열화된 복제품인 너희 걸 언제까지 들을 거라 생각하냐?

약간의 유교문화, 약간의 도덕적 엄숙주의, 약간의 금욕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술, 여자, 마약, 도박, 폭력에 대해 거침없이 천박하게 말할수록 멋지다고 지지를 받았지

이제 그것도 안통한다. 

이미 그런 시대도 지나갔고, 

너희의 역할도 이젠 없다

잠깐의 과도기적 현상에서 차익을 얻은 운좋은 아이들이었을 뿐이다

대중성과 인기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낼수록

부끄러운 부족한 자화상만을 대면하게 될거다

원래부터

대중성과 인기 말고는 아무 가치도, 아무 권위도, 아무 의미도 없었던 게 힙합이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걸

사람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라

너희들이 말하고 싶은 걸

너희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걸 들어주는 시대는 이미 없다

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