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가장 최우선은 언제나 복수였다.

그래서 힘이 중요했다.

때문에 얼음돌로 힘을 되찾으면

그 안에 있는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어둠에 잠긴 그녀의 인생에

장욱이라는 빛이 찾아왔다.

그 빛으로 복수보다 중요한 소중한 것이 생겼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힘도 포기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심연은 그런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

그 어둠은 심지어 자신을 따스하게 비쳐주던

장욱이라는 빛마저 삼켜버렸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이제 장욱은 어둠에 잠겼다.

예전의 그가 목숨보다 아꼈던 정인이 그랬던 것처럼.

그런 그에게 진부연이라는 빛이 찾아왔다.

그 빛은 가장 간절한 순간에 장욱을 어둠에서 꺼내주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그 빛은 내가 목숨보다 사랑하던 그 정인이라는 것을.

장욱의 말처럼 두 사람은 서로가 가장 간절한 순간에 찾아온 빛이라는 것을.

그녀의 심장을 옥죄던 복수라는 독약은 낙수라는 이름과 함께 사라졌다.

만약 예전의 그녀였다면

장욱이 굳이 너도 한때 치수까지 올랐던 술산데. 도전해보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먼저 수련을 시작했을 거다.

하지만 이제 그녀에게 더는 '힘'이 중요하지 않다.

이제는 '직접' 나무 위로 올라가는 것에 관심이 없어졌다.

그보다는 사랑하는 정인의 품에 안겨 올라오고 싶어졌다.

이제 그녀는 절대로 수련을 다시 시작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물론 수련이 얼마나 고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리 결심했을 거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토가 나온다고 말했을 거다.

하지만 내심에는 그런 마음도 깔려 있지 않겠는가?

바로 사랑하는 정인의 품에 안겨 올라오고 싶다는

그 수줍은 소녀의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