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영자 vs 옥순 복기하고 있는데

보면 볼수록 옥순은 사람이 많은 가짓수를 고려하고, 상대방의 실수도 한번쯤 덮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

이를테면 영숙이 "옥순이 그랬지" 하면서 뭐라고 한 장면에서도

옥순이 먼저 웃으면서 "나한테도 사과해야지~" 이러면서 분위기 좋게 마무리 할 기회를 열어줌

그걸 걷어차고 깽판친게 영숙이었을 뿐

아래 장면에서도 비슷한 몸에 베여있는 배려들이 느껴짐

옥순은 광수가 너무 좋음. 장면을 보면 볼수록 느껴지는데 그냥 사람이 순수함

정말 순수. 그 단어로밖에 표현이 안되는게, 광수가 어떤 사람인줄 알고 저렇게 바로 좋아할 수 있을까

나처럼 하류인생들도 많이 만나본 사람 입장에서 보면 그냥 옥순 주변에는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이 많았다는 생각이 듬

옥순은 광수에게 쌈을 싸주고 싶은데, 그걸 자기 혼자 해버리면 옆에 있는 영자는 뻘쭘해질수도 있고,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말투부터가 전혀 공격적이지 않게 매우 웃는 표정으로 영자에게 우리 광수님한테 한번씩 쌈을 싸주자고 제안함

광수도 이야기 들으면서 몸둘바 몰라하고 기분 좋아하고 다 좋은 장면임.

저런걸 제안하는 것에 숨겨져있는 의도가 느껴짐. 

갑자기 자기혼자 광수님에게 쌈을 싸줘버리면 약간 싸우자는 분위기처럼 보일수도 있고 그러니

영자도 배려하면서 모두가 기분좋게 한번 축하하자 이런 느낌

근데 갑자기 또 내면의 열등감과 공격성을 드러내는 영자

갑자기 어제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상한 말투로 "이런거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런식으로 실언을 함

마치 남자 홀리는거 좋아하는 여자 만들면서 사람 꼽주는 듯한 뉘앙스로 저렇게 이런거 저런거 하면서 표현한것임

이건 진짜 큰 실수인데 여기서 옥순이 진짜 사회성높고 배려심 높은 사람인게 느껴지는게

옥순은 저 장면에서 아 영자가 말을 실수했구나, 영자가 긴장했구나, 내가 빨리 아무렇지도 않게 유쾌하게 받아쳐서 실수를 덮어주자 이게 너무 느껴짐

바로 위의 문장으로 영자가 실수였을 상황에 대비해서 영자의 실수를 감싸주면서 분위기를 바로 유하게 전환시키는 화법을 구사함

진짜 본능적으로 남을 배려하고 분위기를 맞춰줄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음

그러면서 다음 문장에서도 혹시 영자가 이런걸 안좋아할 수 있을수도 있으니 그 점까지 커버해줄 수 있는 발언까지 같이 해줌

그냥 옥순이랑 영자의 인간성은 하늘과 땅 차이임

그냥 장면 하나하나 분석해볼때마다 너무 느껴짐

그냥 애초에 인간성 자체가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