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심지어 퀸정숙도 실수했다.

영숙이가 광수랑 데이트하다가 택시 타고 들어왔다는 얘기를 퀸정숙이 무심코 다른 여출들한테 얘기했다.

뭐 큰 잘못은 아니지만 암튼 정숙은 자기 행위를 잘못이라고 즉각 깨닫고 영숙한테 완벽하게 사과했다.

정숙이 영숙한테 철저하고 진심으로 사과한 뒤로는 한 번도 정숙의 잘못이 입방아에 오르지 않았다.

광수도 사과했다.

비록 진심어린 사과 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쨌든 영숙이가 아무리 갈구고 마음을 긁어도 사과는 깨끗하게 했다.

상철도 사과했다.

물론 상철은 그다지 잘못한 것이 없지만 오로지 영숙의 비틀린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단 하나 이유만으로도 영숙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영숙, 영자, 순자, 영철은 사과를 하지 않는다.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정숙, 광수, 상철은 진심어린 사과를 했지만, 정작 큰 잘못을 저지른 이 사람들은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다.

요즘 사과를 절대로 하지 않는 용산 사는 어떤 먹보랑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