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7일 오전 9시.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는 수많은 기자들과 유튜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때 저멀리 들어오는 파란색 미니쿠퍼 1대.
경찰서 현관 입구에 세워진 차량 조수석에서

접혀있던 영철이 비장한 각오로 내린다.

세팅한 헤어와 정리된 눈썹. 지난밤 잠을 못잔 탓인지

약간 수척해진 얼굴을 가리기 위해 바를 비비크림 덕분에

눈이 더욱 튀어나와 보인다.

검은 롱코트 안에는 그가 좋아하는 레이온 혼방의

터틀넥으로 오늘의 코디를 완성시켰다. 올블랙.
영철이 카메라 세례를 받는 동안 주차를 마친

영수가 듬직한 미소를 띄며 걸어온다.

슬림한 검은 정장에 하얀셔츠를 입었고 단추는 3개가

풀려있다.  한개는 영철을 위해, 한개는 나를 위해,
나머지 1개는 그녀들을 위해...


영수의 손에는 노오란 서류봉투가 들려있는데

거기엔 궁서체로 출력된 고소장이라는 a4용지가

붙어있다.

비장한 표정의 영철과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영수의 뒤로

대구지역 택시 한대가 비상깜빡이를 켠채로 강남경찰서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