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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대회] 글) 물거품이 하늘에 닿을 때까지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09 2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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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공기를 가끔 두드리는 마우스 딸깍이는 소리. 벽을 타고 흐르는 사무실 창문 모양 햇빛의 위치를 보아하니 한동안 책상에 앉은 남자가 자리를 뜰 일은 없을 듯 싶다.
하지만 남자는 간만에 맞이한 이 고요함이 오래 가진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 예상을 증명하듯 문 쪽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기에, 뒤따라오는 벌컥 문이 얄리는 소리는 별로 놀랍지는 않았다.

"프로듀서님 있나여!?"

프로듀서는 작게 한숨을 쉬고 문 쪽을 바라보았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조금 빌려 온 것 같이 풍성한 파란 머리를 휘날리며 오는 소녀가 물고기 인형을 꼭 안은 채 살짝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나미, 복도에서 뛰지 말아줬으면 해. 넘어지거나 부딫히면 어쩌려고 그러니?"

"사바오리군이 있으니 괜찮은걸여!"

의기양양하게 물고기 인형을 내밀면서 대답하는 나나미를 보며, 프로듀서는 못 이기겠다는 듯 작게 미소지었다.

"그래 그래 나나미를 지켜주는 사바오리군을 위해서라도 조심하도록 하고. 그나저나 무슨 일이니?"

나나미는 짧은 시간동안 초점을 잃고 생각에 잠겼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프로듀서님, 혹시 시간 있으면 나나미의 고향에 같이 가주실 수 있나여?"

"나나미의 고향에?"

"부모님이 프로듀서님을 보고 싶다고 해서..."

말 끝을 흐리는 나나미를 보며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그는 아이돌 아사리 나나미의 담당 프로듀서였으니까 그녀의 부모가 그에게 할 말이 있는 것은 이상할 것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왜 이제서야란 의문이 남았다.
나나미를 바닷가에서 만나 스카우트했을 때부터 쭉 그녀의 부모는 얼굴을 보인 적이 없었고, 그래서 열세살의 소녀를 기숙사에 맡긴 사람들 치고는 너무도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던 그였다.
나나미가 가끔 말하는 것을 보면 가족관계는 문제없어 보였지만... 여러 모로 의문투성이긴 했다.

"그래 괜찮아. 마침 행사도 끝나 다들 한적하니 휴가 쓰기 좋은 시기니까 잘됐네."

프로듀서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그래서 언제 가자는 거..."

말을 끝맺지 못한 프로듀서의 앞에 나나미가 마치 타석에 선 타자같은 자세를 하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손에 야구방망이 대신 붙들려있는 건 자주 보던 물고기 인형이었지만... 뭔가 달랐다.

"그건 뭐니...?"

"사바오리 군이에여."

그것은 사바오리 군이라기엔 너무 크고 둔탁해보였다.
인형이라기보단 얼린 참치같은 모습으로 변모해있는 사바오리 군 때문에 프로듀서의 얼이 빠져버린 사이에, 나나미는 행동을 개시했다.

"프로듀서님 이 악무러여!!"

그렇게 프로듀서는 나나미가 휘두른 사바오리군에 맞고 기절했다.





프로듀서가 처음 느낀 것은 부유감이었다. 어디에도 기대지 못해 그저 홀로 남은 것 같으면서도, 그렇기에 몸에 닿는 모든 것들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각. 외로우면서도 포근한 그 느낌과 함께 그는 눈을 떴다.

"..... .....?"

익숙한 느낌의 울림. 뭔가에 가로막힌 듯이 희미하게 들렸지만, 그는 그 울림이 반갑다고 느껴졌다.

"..... . . .....?"

소리 뿐만이 아니었다. 눈 앞에선 뭔가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흐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그 움직임이 파랗고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소녀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 .. ..., ....!"

웅얼거리는 소리, 흐려진 모습, 그리고 부유감.

'여긴 물 속인 건가? 그런데 숨쉬는 것은 불편하지 않은데, 특이한 꿈이네.'

"..? 됐어여? 이제 잘 보여여?"

갑자기 주변이 환해지자 프로듀서는 질끈 눈을 감았다. 눈을 감기 직전 들렸던 나나미의 목소리에 대해 생각하며.
다시 눈을 떴을 때, 어느정도 예상했던 대로 눈 앞엔 걱정스러운 표정의 나나미가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프로듀서는 자신의 상황에 대한 판단을 더욱 확고이 했다.

"꿈 속이라지만 나나미가 진짜 인어공주님이 되어버렸네."

프로듀서는 그 광경을 꿈 같다고 생각할수밖에 없었다. 나나미의 자랑이었던 푸른 머릿결은 물속에서도 빛을 품은 채 부드럽게 흘러내려, 마치 수면을 볼 수 없는 수중에서 태양 아래 넘실대는 바닷물을 표현한 것 같았다.
나나미가 입은 옷은 이국적이란 표현도 모자랄 만큼 신비로웠는데, 그녀의 머릿결과 어우러저 물결치면서도 사이 사이 반짝이는 작은 보석들이 빛을 뽐냈지만,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아 그녀의 푸른 두 눈을 더욱 더 빛나게 해줄 뿐이었다.
그러나 그런 옷조차 눈길을 오래 붙잡지 못했는데 그녀의 다리가 있던 자리에 푸른 비늘로 덮인 유선형의 몸이 빛나는 꼬리지느러미와 함께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 프로듀서님! 어떻게 바로 알았어여!?"

나나미가 놀란 듯이 빛나는 눈을 크게 뜨고는 프로듀서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여러모로 낯선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다운 모습을 본 프로듀서는 살짝 안심했다.

"바로 알았다니 무슨 소리야?"

"나나미가 공주란 걸 바로 알았잖아여! 말해 준 적도 없는데."

"공주? 정말 그 옛날 이야기 속의 인어공주라고?"

허무맹랑한 이야기였지만, 프로듀서는 지금 나나미의 모습을 설명할 더 적절한 단어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아직도 꿈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그였지만, 그 와중에도 떠오르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이야기 속 인어공주라면 지상에 올라와서 분명...'

나나미는 여전히 눈을 빛내며 프로듀서한테 마법사란 사실을 숨겨왔냐면서 질문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두서없는 질문들에 그가 진땀을 빼고 있을 무렵,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미, 그 분은 일어나셨니?"

그 목소리에 놀란 나나미가 프로듀서의 앞에서 비켜섰고. 그러자 그는 부드럽게 다가오고 있는 묘령의 남녀 인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는 그들이 입은 옷도 그렇고 어쩐지 나나미랑 분위기가 닮았다고 생각했다.

"직접 뵙는건 처음이군요 프로듀서 씨, 나나미의 아비 되는 사람입니다."

그 순간 프로듀서가 생각한 건 일반적인 용왕에 대한 이미지 치곤 너무 젊어보인다는 것 뿐이었다.




온통 푸르른 바닷물을 투성이인 세상에 거대한 열주들이 늘어서있다. 그 사이를 드문드문 잇는 화려한 벽은 무언가를 가리기엔 모자란 면적을 가지고 있어 밖과 분리되어있는 단편적인 느낌만을 제공했다. 벽도 천장도, 심지어 바닥도 없이 기둥만으로 이루어진 건물이란 인상을 주었지만, 폐허라기엔 생동감이 넘쳤고 웅장하며 아름다웠다.

"용궁의 모습은 어떠신가요? 지상과는 여건이 좀 다른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초대받았지만 앉는다는 개념조차 없어 애매한 자세로 둥둥 떠다니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프로듀서는, 그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뇨 아뇨! 좀 놀랐을 뿐입니다. 저... 폐하?"

프로듀서의 말에 용왕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용왕님이라고 부르는 편이 제겐 더 익숙하겠네요. 지상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왕과는 많이 다르답니다."

"다르다고요?"

"편의상 왕국이라고 하긴 해도 사람이 많지 않아 신분에 격차가 있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랍니다. 마을 이장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되겠군요."

프로듀서는 나나미가 자기 고향을 작은 어촌처럼 묘사했던 걸 떠올리며, 그녀가 어릴때부터 동네 사람들하고 놀았던 이야기를 해줬던 걸 생각하면 정말 작은 왕국이겠구나 생각했다.

'하긴, 아까 나나미가 어머니랑 같이 자리를 비우는 모습은 왕비님이 공주님과 같이 왕국 시찰을 나간다거나 하는것처럼 보이진 않았지.'

"그리고 나나미가 여기로 모셔올 때 좀 거칠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

프로듀서는 눈앞으로 휘둘러지던 사바오리군을 떠올렸다.

"죄송합니다. 지상의 사람을 데려올 때는 방법을 들키지 말아야 하는 것이 기본 규칙인지라... 나나미가 아직 수면 마법이 능숙하지 못한지 호신용 마법인형을 사용했나 보군요"

"네? 마법이오?"

"저희는 지상의 사람들관 조금 다른 기술로 마법을 사용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죠. 예를 들어 나나미의 특별한 인형들이나 당신이 지금 물 속에서 숨 쉬고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들 등이 있겠네요."

프로듀서는 이제와서 마법 정도엔 놀라지 않았지만 나나미의 인형들에도 뭔가가 있단 것엔 놀랐다. 그는 앞으로는 그 인형들을 조심해야겠다 생각하며 질문했다.

"그럼 나나미가 지상으로 올라온 것도 마법이겠군요?"

질문한 프로듀서는 용왕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 용왕은 말을 꺼내기 어려워하는 듯 머뭇거리더니, 프로듀서가 왜 그러는지 물어봐야 하나 할 때 쯤 말문을 열었다.

"외람되지만... 프로듀서 씨는 제 나이가 얼마 정도로 보이십니까?"

프로듀서는 느닷없이 나온 이 질문에 당황하면서도 어떻게 대답해야하나 고민해봤다. 나나미의 나이를 생각하면 30~40정도는 되야겠지만... 그것보다도 꽤 젊은 인상의 외모였다.

"30 초중반 정도 되시나요? 제가 이런 것은 잘 감을 잡지 못해서..."

"괜찮아요. 감이 좋았어도 맞추진 못 했을 겁니다. 그 열 배를 더해도 제가 살아온 세월엔 못 미칠 테니까요."

"열배요? 삼...백?"

"그보다 더 되겠지요. 저희들은 어머니 바다의 품 아래에 영생이라는 축복을 누리고 있답니다."

프로듀서는 어째 오늘은 하루종일 당황만 하는 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나미도...?"

"나나미는 저와 아내가 14년전에 얻은 딸입니다. 저희들은 종족적으로 아이를 얻기가 힘들거든요."

프로듀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아이돌 나나미를 생각했다. 뭔가 벅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프로듀서 씨, 아까 나나미가 지상에 올라온 방법에 대해 물어보셨죠?"

잠깐 딴생각에 빠져있던 프로듀서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마법이 맞지만... 대가가 있는 마법입니다."

'대가? 옛날 이야기에선 목소리를 잃었다고 했지만 그럴리는 없는데...'

프로듀서는 다음에 이어질 설명이 두려웠다. 분명 인어공주 이야기의 끝은...


"...바다를 영원히 떠난 인어는, 영생을 잃게 됩니다."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이었다.





"사라진 줄 알았잖아여 프로듀서님!"

멍하니 떠있던 프로듀서는 나나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아빠랑 무슨 얘기를 했길래 그렇게 정신이 없는 거에여?"

프로듀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 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나나미는 아이돌이 된 이유가 뭐라고 했었지?"

"그야 물론 물고기의 매력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서져!"

나나미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밝게 웃었다. 그 미소를 보며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나나미를 프로듀스한 이유였지, 저 미소를 영원히 빛나게 해주겠다고.'

하지만 그것이 그녀의 영원성을 훼손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안 지금, 프로듀서는 갈피를 잃은 채 흔들리고 있었다.

"방금 듣고 왔어. 나나미가 지상에 더 머무르면 어떻게 되는지..."

프로듀서로선 당황스럽게도, 나나미는 전혀 놀라지 않은 채로 말했다.

"네, 그래서여?"

"어... 신경쓰지 않는 거야?"

"그야 나나미는 인간으로 살고 싶은걸여! 물속에서 쭉 지루하게 지내는 것은 싫어여."

"그래도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게 아닐까..."

나나미는 계속 주저하는 프로듀서를 보며 조금 부루퉁 했다가, 뭔가 생각난 듯 갑자기 프로듀서의 팔을 붙잡고 어디론가 헤엄쳐갔다.

"나, 나나미? 어디 가는거야?"

"아무래도 프로듀서님한테 나나미의 보물을 보여줘야겠어여!"

나나미가 프로듀서를 이끌고 온 곳은 의외로 아무것도 없이 바닷물만 있는 공간이었다. 프로듀서는 가뜩이나 시계도 좁은 마당에 이런 곳에서 길을 잃으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나나미가 날 여기다 버리고 가려고...'

다행히도 나나미는 그보단 나은 것을 보여줄 생각으로 프로듀서를 데려온 것이었다. 나나미가 주머니에서 꺼내든 것은 적당한 크기의 닫혀있는 호리병이었다.

"그게 뭐야?"

"용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법 깃든 보물이에여"

그렇게 대답한 나나미는 호리병을 열었다. 보골보골 하며 공기방울이 빠져나가자 프로듀서는 호리병 안을 들여다봤지만 그 안에는 공기방울과 자리를 바꾼 바닷물 뿐이었다.
프로듀서는 의아한 기분으로 나나미를 봤지만 나나미는 위쪽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서 그가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아까 빠져나간 공기방울이었다.

프로듀서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공기방울과 달리 그것은 천천히, 하지만 너무 느리진 않게 올라가고 있었다.
공기방울은 주변의 빛을 빨아들여서 흩뜨리는 난반사로 아름답고 작은 섬광들의 오캐스트라를 자아내고 있었다.
다이아몬드? 아쿠아마린? 프로듀서는 이것과 비슷한 보석을 생각해보려 했지만, 그 어떤 보석도 움직이면서 매번 다른 빛의 선율을 연출해낼 수는 없었기에 곧 그런 생각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프로듀서는 자기도 모르게 그 공기방울을 따라 위로 조금씩 헤엄쳐 올라갔고, 나나미도 웃으며 같이 헤엄치고 있었다.
공기방울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 밝은 빛을 받아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처음엔 잔잔했다면 이젠 가슴떨리는 웅장한 느낌마저 주던 그 공기방울은, 어느새 다가온 하늘에 닿는 순간까지 가장 아름다운 빛의 가닥들을 흩날렸다.

어느새 물 밖으로 머리를 내민 프로듀서는 공기방울이 해수면과 맞닿은 자리에서 보골거리는 물거품을 보고 있었다. 그가 물거품이 사라지기 직전에 가장 밝은 햇빛을 받아 보여줬던 빛의 여운에 잠겨있을 때, 나나미도 물 위로 헤엄쳐 올라왔다.

물 속에서 아름답게 물결치던 푸른 머리는 물에 젖어서 찰싹 붙어있었고, 머릿결을 따라 너울지듯 흐르던 아름다운 옷과 보석들조차 물 밖에선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활짝 웃은 미소가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젖은 물기가 반사하는 햇빛이 그녀의 미소를 타고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끼며 그는 무언가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물기어린 빛과 함께, 나나미가 외쳤다.

"나나미는 모두의 마음을 촉촉하게 해줄 거에여어—!!"


프로듀서는 따뜻한 물기에 감싸인 채 미소지었다.
그는 처음부터, 나나미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그녀를 프로듀스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프로듀서가 처음 느낀 것은 무게감이었다. 위에서 누르기보단 밑에서 끌어당기는 듯한 기묘한 느낌. 평생을 함깨했지만 잠시 멀어졌단 이유만으로 낯설어진 중력에 저항하며, 프로듀서는 몸을 일으켰다.

"프로듀서, 일어났냐?"

얼핏 들으면 시비거는 듯하는 말투지만, 그냥 고양이같은 말투일 뿐이다.

"아 미쿠 있었구나... 근데 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어?"

"프로듀서 몸에서 생선냄새가 진동하고 있잖냐!!"

고양이 아이돌이면서 생선을 싫어하는 미쿠의 반응을 보고, 어제 일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나나미의 진실을 알고, 나나미의 진심을 알고...
나나미의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그들 또한 나나미의 뜻을 존중했고, 슬프지만 젊은 인어들이 지상으로 떠나는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했다.
비밀유지에 대한 당부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잠들었다가 눈을 뜬 지금, 프로듀서는 이 아이돌 사무소에 더 많은 비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미쿠를 바라보았다.

"미쿠 너 설마 진짜 고양이 수인이라거나 그런 건..."

그때 문 쪽에서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프로듀서는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지으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프로듀서님 일어났나여!?"

두 다리로 뛰어온 나나미의 품에는 언제나의 사바오리군이 꼭 안겨있었다.

"응 일어났어, 다리로 뛰면 넘어질 수도 있단 거 주의하고."

"네! 그리고 사무소 모두에게 나눠줄 고향 선물을 챙겨왔어여! 해산물 세트에여!!"

미쿠가 흠칫 하더니 조용히 빠져나가려는 모습이 마치 진짜 고양이래도 손색 없을 정도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미쿠 씨도 드셔보세여!!"

"으아아! 거절 할 순 없는거냐아!"

도망치는 미쿠를 쫓으며 환한 미소를 짓는 나나미.
프로듀서는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느끼며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역시, 바닷속 주민들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미소야."

오늘도 프로듀서는 영원보다 중요한 것들을 위해 일한다. 소녀들의 꿈이 하늘에 닿아 빛날 수 있도록.





물거품이 하늘에 닿을 때까지





바이오=짤을 만들어서 첨부해봤읍니다
글쓰는 것보다 짤 만들기가 더 쉬워진 신비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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