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소설) 카에데와 정말 낯선 천장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0.13 19:49:24
조회 108 추천 4 댓글 2
														


2eb5d134e4ed69ff39808fec29d3252e31c34dbae455ef4fc29e09c5835bd920ed


 타카가키 카에데는 아이돌이다. 25세의 나이에 술과 온천과 말장난을 좋아한다는 아이돌치곤 살짝 별날수도 있는 프로필을 가진 그녀지만, 카에데는 그녀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된 프로듀서를 따라 아이돌 활동을 시작한 뒤로 후회되는 순간은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토록 평범하다고 하기 힘든 삶을 산 그녀에게도 다른 모든 기억과 경험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란 건 있기 마련이다. 


 카에데는 낯선 방에서 눈을 떴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기억이 애매모호한 가운데 눈 안에 들어오는 건 그녀로선 굉장히 낯설 수 밖에 없는 홀로 사는 남자의 방 안 풍경.

 카에데는 당황 속에서 주변을 살폈다. 책상 위엔 티켓 두 장과 전원이 켜져있는 컴퓨터가 있었고 그 옆에는 옷장과 거울이 보였다. 그녀는 거울 속에 비쳐보이는 얼굴 외엔 조금도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커지는 당혹감을 억누르며 일단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컴퓨터에 보이는 내용과 방 안 풍경을 살펴보며 고민한 결과 그녀는 충격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이 방은 그녀의 프로듀서의 방이었다. 컴퓨터엔 프로듀서가 업무를 보던 화면이 그대로 띄워져 있었고 카에데는 그가 책상 위의 두 티켓중 하나를 찢고 바로 떠났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가 눈 뜨기 직전에 떠나버렸다는 사실에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녀는 호기심이 동하는 걸 참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게 프로듀서는 양복 외의 것을 입은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을 정도로 자신에 관한 걸 철저히 감춰온 사람이다. 그녀는 정말로 그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었다.

 프로듀서의 옷장을 열고 입어도 괜찮을 법한 옷들을 골라 갈아입을 땐 카에데도 좀 부끄러움을 느꼈지만 그만두고 싶어지지는 않았다. 아마 꿈꾸는듯한 비현실감이 그녀의 등을 떠밀었을 것이다. 비록 세수만 한 얼굴이었지만 거울을 봐도 옷만 좀 생소할 뿐 평소의 모습과 별 다를게 없다 판단한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프로듀서가 사는 곳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데 집중하고 있었고, 누군가 만날 사람이 있을거라곤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녀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래서 낯선 남자가 그녀의 어깨를 건드리며 불렀을 때 그 남자도 덩달아 놀랄 정도로 기겁을 했다.

 낯선 남자는 당황해 하며 그렇게 놀랄 줄 몰랐다 사과하고 자신이 프로듀서의 친구라고 소개했다. 그녀의 기겁하는 모습에 많이 놀란 그는 자신이 사람을 잘못 본 건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다.

 많이 놀랐지만 곧 안정을 찾은 카에데는 이것이 프로듀서에 관해 캐낼 결정적 기회란 것을 깨달았고 아이돌로서의 연기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상대를 잘 안다는 듯이 행동했다. 그녀로선 나름 자연스럽게 프로듀서에 관한 것들을 물었음에도 좀 괴이쩍어하는 반응이 신경쓰였지만 그 남자는 선선히 대화에 응했고 그녀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프로듀서가 집에 돌아오기 조금 전 귀가한 카에데는 오늘 보고 들은 것들을 되새겨보았다. 프로듀서가 사는 곳은 지극히 평범한 동네였다. 그녀가 사는 곳과 비교해서 뚜렷하게 좋다고 할 수도 없는 동네였지만, 차이가 하나 존재하긴 했다. 그리고 그 차이 때문에 그녀는 떠나기 싫다고 생각했다.

 거기까지 생각한 카에데는 이윽고 프로듀서에 대해서 생각했다. 가장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인 동시에 어째선지 항상 일정한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사람. 여태까진 그것이 아이돌과 프로듀서라는 관계유지를 위한 선긋기라 생각하고 야속한 마음에 짖궂게 그 선을 툭툭 건드려보기도 했었다. 한번도 확신을 준 적 없기에 이 사람을 완전히 이해할 날은 오지 못할 거라고도 생각했는데.

 이제 카에데는 프로듀서를 이해할 수 있었다. 

 프로듀서는 카에데만을 바라봐왔고 그녀의 상상 이상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가 확신하지 못 했다는 사실이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혹시 날 떠나는 건 아닐까 꼭 붙잡았던 손이 오히려 날 더 꽉 붙잡길 원했다는걸 알게된 그녀는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서는 그녀에게 사랑한단 말 한 마디도 당당하게 직접 할 수 없었다. 그가 무엇 때문에 그녀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는지. 너무나도 절대적인 입장차이의 벽 앞에서 그녀 또한 좌절할 수 밖에 없다는걸 알게된 그녀는 슬픔을 느꼈다.


 카에데라는 신데렐라에게 프로듀서는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그녀만의 마법사이자 왕자님이다. 이번에도 프로듀서는 세로운 세상을 알려준 마법사이자 그녀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왕자님이었다. 하지만 신데렐라는 종이 치기 전 떠나야 하는 법, 왕자님은 사라진 신데렐라를 다시 찾아낼 수 있을까?

 카에데는 이제 프로듀서가 돌아올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남은 한 장의 티켓을 찢었다






 잠에서 깬 남자는 눈을 비비고 집안을 둘러보았다. 게임을 하다 잠들었는지 옆 책상의 컴퓨터 화면에는 그가 늘 하던 게임이 켜져있었다. 컴퓨터에 다가가다가 문득 거울에 시선이 간 그는 살짝 의아함을 느꼈다. 내가 옷을 안 갈아입고 잠들었었나? 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컴퓨터에 다가가 메시지를 확인했다. 낮에 상태도 안 좋아 보이던데 자기가 한 말을 듣고 얼이 빠져버린거 같다며 괜찮냐는 친구의 메시지. 캐릭터 하나에 목메는 씹덕이라고 이 친구한테 욕먹는 건 일상다반사였기에 남자는 뭣 때문에 친구가 이제와서 충격받는걸 걱정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답장을 하려다 손에 뭔가가 닿았고, 그제서야 잠들기 전의 일이 기억났다. 좀 수상하지만 주길래 그냥 받아온 티켓 두 장. 그런데 그 티켓을 본 남자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반드시 한장만 찢으라고 적혀있었는데 두 장 다 찢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니까 두 장의 티켓의 모습도 뭔가 달라져 있었다. 자기가 뜯은게 분명한 티켓에는 원래 적혀있는 문구가 그대로 적혀있었다.

  '가장 원하는 사람과 서로 몸이 바뀌는 티켓'

 이런 걸 믿는 편은 아니었지만 정말 어떻게든 직접 만나보고 싶은 상대가 있었던 그는 밑져야 본전이란 느낌으로 게임의 메인화면에 나와있는 담당아이돌 타카가키 카에데를 보며 한 장을 찢고 잠들었었다.

 그런데 분명 자기 전엔 멀쩡했던 티켓도 찢어져 있었고, 원래 있던 문구 위엔 손으로 적은 듯한 글이 적혀있었다. 


  '나를 선택해줘서 고마워요'










담당아이돌과 몸이 바뀐다면? 하는 떡밥 보고 그러면 난 투디세카이에 갇혀버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떠오른 내용을 월급루팡하는 짬짬히 써봤어요

추천 비추천

4

고정닉 3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논란보다 더 욕 많이 먹어서 억울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23 - -
AD 라이즈 오브 킹덤즈 5주년 출항! 대한민국 승리를향해! 운영자 24/09/23 - -
910646 브다샤펄에도 메가진화 나옴? [1] ㅇㅇ(118.235) 22.01.14 11 0
910645 근데 소드 실드 싱글겜으로 보면 겜 자체는 좀 영 아닌거 같음 [5]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5 0
910644 로즈 의외로 조금만 다듬으면 좋은 악당임 [2] 코히나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2 0
910643 체리춉하려는 손목 잡고 그대로 끌어당겨서 교배프레스 ㅇㅇ(138.199) 22.01.14 24 0
910642 단 한 번의 패주도 없고 木之本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0 0
910640 아 앙으하고 노래뷰르니까 기분개좋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1 0
910639 아 저 버튜버 이건 뭐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223.39) 22.01.14 44 1
910638 소실 천년 후 에너지고갈 발언 나올때 그냥 웃겼음 [1] ㅇㅇ(211.36) 22.01.14 38 0
910637 토하신도 노래실력이 좀 부족한거지 [4] ㅇㅇ(120.50) 22.01.14 52 0
910636 내가 씹레 메커니즘 좀 안다 하는 놈 들어와보셈 [3] 군라이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8 0
910635 디지몬 잘 나온거 많지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5 0
910633 체리 근본은 춉임 [4] 회색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59 0
910632 솔직히 썬문 이분 하나로도 존재가치 충분함 [2] 항히스타민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52 0
910631 디지몬 잘나온 게임이 사이버슬루스 말고 있나? [1] ㄱㅂㅅㅈ(183.102) 22.01.14 31 0
910630 아니 시발 애널개발 해놨다면서 왜 안쓰는데 [2] ㅁㄴㅇㄹ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59 0
910629 이거 울썬문 리뷰만화 그린사람 정병걸렸다더라 [5] 아이올라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19 0
910628 코이카츠 본겜에 불러오는거 까지는 성공했는데 녹색고블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0 0
910627 저는 썬문 재밋게햇엇음 항히스타민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9 0
910626 유코 사이킥 지랄할때마다 오타쿠 웃음이 올라옴 [3] #유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48 0
910625 여긴 가챠스샷 올리면 싫어함? [9] nana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02 0
910623 미야오 젊은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9 0
910622 잠이안와서 편의점갈라는데 과자추천좀 [11] 텐토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40 0
910621 디지몬은 돈을 잘 벌기는 버나봄 계속 나오는거 보면 [1] ㅇㅇ(211.36) 22.01.14 31 0
910619 아니 근데 디지몬 서바이브 진짜 언제 나옴 [5]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42 0
910617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운게임 소드실드 [3] 코히나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4 0
910613 7세대랑 브다샤펄은 좀 심각하긴함 [4] ㄱㅂㅅㅈ(183.102) 22.01.14 35 0
910612 난 브다샤펄산거 후회안함 ㅇㅇ(218.144) 22.01.14 11 0
910611 넷플 거의 안쓰는데 가끔 생각난거 바로 보기는 좋네 [2] 회색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0 0
910610 울썬문 역대 보스를 그렇게 허무하게 싸버릴줄 누가 알았겠음 ㅇㅇ(211.36) 22.01.14 23 0
910609 일렉트로마트 걍 구경하는거 기분좋은것만으로 의미있지않나 코히나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5 0
910608 포켓몬 카드 어렸을때 사본사람있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4 0
910607 새벽갤에 ㅈㅅ한데 [1] 감자고로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9 0
910606 진짜 포켓몬 비슷한 겜은 한번도 못봤네 [4] 닥터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4 0
910605 포켓몬 어려운 난이도여도 잡기술 쓰면 쉬운게임이라 [2] 코히나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4 0
910604 드가자 드가자(아르세우스 들어감) ㅇㅇ(211.194) 22.01.14 13 0
910603 다람쥐 키워보고싶당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3 0
910602 일렉트로 마트 갈 때마다 진짜 별 거 없던데 [3] 메프나올거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3 0
910601 와무우 괴롭히는짤 [2] 로야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4 0
910600 7세대때 썬문만 해봐서 잘모르는데 울썬문 뒤지게욕쳐먹더라 [5] 항히스타민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79 0
910598 포켓몬 같은거 보면 일본 캐릭터산업은 진짜 대단함 [2] ㅇㅇ(211.36) 22.01.14 32 0
910597 치에리 난데야넨 개웃기네ㅋㅋㅋㅋ [1] #유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61 0
910596 짤녀 암퇘지면 자러감 [1] 텐토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9 1
910595 실베 버튜버 영상 잠시 봣는데 어느나라 발음이지 [2] ffc60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51 0
910593 일렉트로마트 피규어 파는데 심지어 업뎃도 됨 [1] ㅇㅇ(211.36) 22.01.14 34 0
910592 포켓몬 계속 사는 건 이런거잖음 쇼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3 0
910591 하기와라 유키호 이키마스~ [2]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41 0
910590 스시로드 마저 돌려야지 [1] ㅇㄱ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23 0
910589 맞다 어제 후미누나 피규어 삿음 [1] 군라이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40 0
910586 포켓몬 솔직히 그렇게 속았으면 기대 접을만하지 않나? [1] 메프나올거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32 0
910585 아 시발 스타듀밸리 주민의뢰는 받지말까 ㅁㄴㅇㄹㅎ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4 1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