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도 거의 서른이니 어른들이라 부르긴 뭐하지만

내가 학교다닐때도 부르짖었던 학군이 왜 아직도 집값에 반영되는것인지..

학군 좋아봤자 어차피 애들 공부 학교가 시켜주지도 않거니와

좋은 학군에서 학교 나오고 외고 나오고 대학도 그럭저럭 잘 나왔지만

나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

부유하다는 동네에 오면서 전혀 가난하지 않은 우리집이 가난하다고 느꼈고

그리고 당장 손에 쥔 돈보다는 얼마나 돈을 오래 갖고 있었나가 무시 못한다는 것도 느꼈고

집에 서재가 있느냐, 할아버지가 대학을 나왔느냐, 부모가 유학을 갔다왔느냐 등등으로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사람의 배경이 되어서 인생의 길을 재단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적엔 이 모든 걸 의식하지도 못했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면 시험 잘 보는 것처럼 성과는 나오게 마련이고 다른 모든 건 랜덤일 뿐이라고 생각했지

점점 크면서 왠지 저런 배경들을 의식하니 사람마다 한계가 보이고 쉽게 체념을 하게 만든다

어렸을 적 부천이나 사당동에서 공부잘하는 모범생으로 지냈을 때가 제일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