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에서 경기침체 때 고공행진했던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민간기업 취업 희망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국가공무원 일반직(대졸정도 학력)의 2016년도 채용시험경쟁률은 4.7대 1로, 이 시험의 전신인 2종 시험이 시작된 1985년 이후 가장 낮았다.

1950년 1월 치러진 일본 고급관리직시험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쟁률은 2012년 13.7대 1로 정점을 찍고는 4년 연속 하락했다. 경쟁률 추락으로 이젠 국가공무원으로 취직하기 쉬워진 환경이 됐다.

올해 일반직 채용시험 응시자는 3만5천998명이었다. 전년보다 1% 늘어났지만 7만명 전후였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합격자는 7천583명으로 전년보다 3% 늘었다. 공무원 채용을 억제했던 민주당정권 시대인 2012년의 2.6배 규모다.

경쟁률 하락의 배경으로는 최근 민간기업 일자리가 늘어난 점과 단카이세대(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7~49년 출생한 700만명 정도의 일본 베이비붐세대)의 정년퇴직으로 합격자 수를 해마다 늘린 점이 꼽혔다. 저출산에 의한 학생 수 감소도 한 요인이라고 한다.

여성 합격자는 2천548명으로 전체의 33.6%를 차지해 역대 최고다.

지방공무원에 대한 인기도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가 4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직원 채용이 늦어진 홋카이도, 오사카부, 가나가와현, 군마현을 뺀 4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방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5만9천여명으로 작년보다 6% 줄었다.

채용 예정자 수는 6천800명으로 작년보다 2% 줄었다. 채용예정인원 감소 폭보다 응시자가 줄어든 폭이 훨씬 크다.

지원자가 줄어든 광역단체는 도쿄, 교토, 나가사키 등 29곳으로 전체의 67%였다.

미야자키현과 효고현은 신청자가 각각 23%, 21% 감소했다.

한편 8일자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인사원은 2016년도 행정직 공무원 월급을 평균 708엔, 보너스는 연간 0.1개월분 인상하도록 권고하는 안을 국회와 내각에 제출했다.

8일 이치미야 나호미 인사원 총재(왼쪽)로부터 공무원 월급 등에 관한 인사원 권고를 받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25년 만에 3년 연속으로 월급과 보너스를 동시에 올린다. 권고대로 실시되면 월급은 평균 41만1천692엔(약 461만원), 연수입은 평균 672만6천엔(약 7천537만원)이 된다. 평균나이는 43.6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