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코드 조남호씨 말을 빌려본다.

들어보고 존내 공감되어서 씀.

사춘기의 아이들은 자존감과 정체성을 찾고 싶어한다.

입학 초기, 학년 초기 이럴때 애들이 이미지관리 엄청 신경쓰는거 알지?

우리도 다 초중고대 나와봤으니 알거야.

쉽게 얘를 들어줄게.

첫날에 한명씩 일어나서 자기소개 하는시간이라 치자.

어떤 여자애가 일어나서 자기소개를 하다가 교실 안에서 방귀를 껴버렸어.

모든 이목이 자신한테 집중되어 있는데 다른애들이 그 방구소리를 못들을 수가 없지.

그럼 어떻게 되는지 아냐?

향후 1년간, 아니 심하면 3년 내내 그 애 별명은 방구쟁이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 애는 살면서 방구도 잘 안뀌고, 냄새도 안나는 편인데 운 나쁘게 그런 상황에서 한번 뀌었다는 이유만으로 방구쟁이라는 별명이 생겨버린거야.

진짜 이러면 애들 집에와서 펑펑 운다.

학교에서 자신의 정체성은 이미 방구쟁이로 굳어져 버린거지.

어떤 아이는 피부가 까매서 별명이 흑인, 이름이 '이일구' 라는 아이가 있다면 걔는 별명이 219가 될 것이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자신의 정체성이 정해진다는거지.

그리고 어떤 아이는 입학 첫 시험부터 반 5등 안에 들면 그 애들은 '공부 잘하는애' 로 정해지는거다.

공부 잘하는 아이로 인정받으면 돌아오는 헤택도 많아.

당장 학교에서만 해도 분반수업 할때 다른애들은 하급반이나 중급반 갈때 걔네들은 상급반에 가지.

선생님의 태도도 달라져. 심지어는 교장선생님이 직접 교실까지 와서 격려해주신다.

친척들이랑 만나도 공부 잘하는애 가족들은 어깨가 더 펴지고..

이 아이들은 '공부 잘하는애' 라는 자신의 타이틀을 얻은거다.

그리고 이런 달콤함을 한번 맛보면 그것을 잃고 싶지 않아서 누가 안시켜도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게된다.

시험점수가 떨어지면 누가 안시켜도 잠을 줄이고, 점수가 1점만 떨어져도 울상을 짓게 되는거다.

이것이 이어지고 이어지면 그 애는 명문대 가는거야.

왜 중학교 학군이 중요하냐고?

일부 초등학교는 다르겠지만 교복이란걸 처음 입는건 거의 중학생때부터다.

학교 안의 모두가 같은 옷을 입을때 아이들의 정체성 찾기는 더욱 심해지거든.

중학교 학군 정말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