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회의장 이만섭이 맨날 하던 얘기가...

'난 박정희가 오래 못갈거라고 봤다. 암살로 죽거나 혁명으로 무너지거나의 문제였다'였습니다.

79년의 상황은 그만큼 녹록치가 않았어요.

2차 오일쇼크에 경제는 무너져서 사상 최초의 마이너스 성장. 이자율은 사상 최고. 그걸 앞서는 물가상승률...오죽하면 전두환이 퇴임 때까지도 자신의 공로를 한자릿수 물가상승률이라고 떠들어댔을까요. 10프로 아래로만 물가를 끊어도 기적적으로 보였던게 당시 입니다.

이런 경제 문제는 투표로 이어져 총선에선 사상 최초로 여당이 야당에게 지는 일이 벌어졌죠. 유신헌법의 유정회 덕분에 가까스로 여소야대를 막았던 것 뿐이었으나 야당이 기가 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지금껏 신화로 회지되는 김영삼의 그 강성 발언이 오롯이 그의 깡다구 덕분은 아녔다는 뜻입니다...

부마항쟁을 탱크로 밀어버리자던 차지철의 말도 거꾸로 생각해보면 탱크 없이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이 되고요. 

그동안 자행된 숙청으로 정치권엔 더이상 박정희의 우군도 남지 않았어요. 공화당의 최고위급을 남산으로 끌고가서 줘패야 정권이 유지됐고 그렇게 압박해도 대통령 추천을 받아 원내에 입성한 유정회 출신 박찬종, 홍사덕들이 박정희에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는... 

박정희가 차지철을 예뻐해서 그를 중용했다기 보다는 그런 무식한 인간 말고는 그의 주위에 남은 인간이 없었다고 봐야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정권 연장? 박정희가 그런 꿈을 꿨을 수도 있겠지만 결코 쉽진 않았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