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조합장과 브로커에게 각각 징역 5년·4년 중형 선고
"막대한 권한으로 협력업체 선정 등 청탁받은 혐의 인정"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최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억대 뇌물을 챙긴 조합장이 1심에서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상윤)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장 김모(57)씨에게 징역 5년과 벌금 1억 2000만원, 추징금 1억 16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최측근인 브로커 한모(62)씨로부터 협력업체 선정을 대가로 총 1억 2600만원을 받고 이주관리 업체인 S개발과 정보통신·소방관리 업체인 또 다른 S업체에 몰래 입찰정보 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속 기소 직후 조합장에서 물러난 김씨는 10회에 걸친 공판에서 범행을 전부 부인했고 “검찰이 강압수사를 한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의 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공무원 직위에 준하는 재건축 조합 임원으로서 김씨에게 높은 공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지만 김씨는 막대한 권한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청탁을 받고 금품을 받은 게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비리로 사업비용이 증가한데다 부실공사 위험까지 커지며 다수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악영향을 끼쳤다”면서도 “김씨가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합이사 겸 조합장 직무대행인 신모(52)씨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4000만원, 추징금 3800여만원을 선고했다. 신씨는 브로커 한씨로부터 협력업체 선정 청탁과 함께 3600만원을 챙겼고 S업체 대표 고모(60)씨에게 260만원 상당의 금품과 유흥업소 향응을 받은 혐의다.

재판부는 한씨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3억 1800만원을, S업체 대표 고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지난 1982년 총 6600가구 규모로 지어진 가락시영아파트는 ‘송파 헬리오시티’로 단지명을 정하고 여의도 공원(22만 9539㎡)의 1.8배 면적에 전용면적 39~150㎡ 총 9510가구(임대 1332가구 포함) 규모의 재건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사업비만 총 2조 6000억원에 달해 단일 재건축사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