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역세권 사업, 권한을 넘어선 과잉발언 자제해야

우리는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 했습니다. 나라가 많이 혼란스럽지만, 늘 그랬듯 지혜롭고 슬기로운 우리 국민들은 이 어려움 또한 잘 극복해 낼 것입니다.국민과 국회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에게‘탄핵’이라는 준엄한 심판을 내렸습니다. 우리는 이 시대적 비극이 왜 초래 됐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따라서 지도자는 국민이 잠시 위임해 준 권력에 도취되어서는 안 되며, 겸손히 국민의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이번 탄핵 사태는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즉, 소통과 화합, 겸손과 섬김, 정직과 신뢰야 말로 지도자가 갖춰야할 필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수서역세권 개발이 가시화 되면서 우리 강남구는 더 큰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서역세권 개발을 통해 강남구는 수도 서울의 관문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이고, 특히 그동안 낙후되었던 수서동, 세곡동 일대는 역세권 개발의 시너지 효과로 급격히 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수서역세권 개발 사업은 국토교통부 주관 하에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주도하는 대형 국책사업입니다.사업지구지정, 그린밸트 해제, 지구단위계획 확정 등 사업 추진 전반이 사실상 국가 주도입니다. 물론 현재 서울시와 강남구도 사업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금년 구청장의 신년사에서 “SRT수서역이 지난해 12월에 정식 개통되어 구민여러분께서 초고속 철도망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수서역은 서울역이나 용산역을 능가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여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하여 이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금을 세곡동 교통개선 및 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청장의 야심찬 계획에 찬사를 보내지만, 여기에 심각한 허위사실로 의심될 만한 구절이 있습니다.먼저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이라는 구절을 보면, 마치 강남구가 수서역세권 부지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한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지방자치단체가 국책 사업 대상 부지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행정적, 법적 권한이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다음으로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하여 이를 통해 발생하는 개발이익금을 세곡동 교통개선 및 기반시설 확충에 적극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구절을 보면 구청장께서는 수서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본 사업은 강남구청이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주관의 국책사업입니다.또한 개발이익금을 세곡동에 적극 사용한다고 했지만, 국토교통부와 LH공사 등에 확인한 결과 개발이익금을 강남구가 자기 돈 선심 쓰듯 절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LH공사 담당자는 수서역세권 사업 과정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일부 개발이익금은 당연히 주변 교통과 환경개선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대부분의 국책사업이 그러하듯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금을 주변을 위해 쓰는 것은 상식 아니겠습니까?그런데 권한도 불분명한 강남구가 개발이익금을 마치 구청 주도하에 이곳, 저곳에 쓰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허위사실에 해당되지 않는지 우려스럽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현 시점에서 사전선거운동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오해 받을 수 있는 발언들에 대해서 상당한 주의를 요구하는 바입니다.수서역세권 사업과 관련하여 강남구의 역할은 권한을 넘어선 과잉 발언을 자제하고, 사업 과정에서 우리 주민들의 숙원과 민원이 잘 반영되도록 국토부에 지속 건의하고 협력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집행부에서는 얼마 전 예산설명회에서 강남구 예산과는 관련 없는 수서역세권 사업에 대해 사실관계가 확실치 않은 발언을 일삼고 있어 염려스럽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대형 국책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하지만 강남구에 큰 기회가 될 역세권개발 국책사업이 특정인의 선거 운동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모두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끝으로 이번 사업이 수서동과 세곡동의 발전의 계기는 물론 강남구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재차 당부 드립니다.강남내일신문 webmaster@i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