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미래가치 상승은 호재, 비용은 부담 '양날의 검'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송파구 대표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단지와 한강변을 잇는 '덮개공원'을 도입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현재 덮개공원 도입 여부를 두고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덮개공원 도입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며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앞서 지난주 정복문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 층수기준을 준수해 재건축을 추진 중인 잠실5단지에 행정절차기간 단축 검토 등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단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 조합 측 계획인 단지와 한강변을 잇는 브릿지 대신 하부는 도로로 활용하고 상부는 공원으로 조성하는 '덮개공원'을 제안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5단지에서 올림픽대로 상부를 가로질러 한강변까지 연결하는 초대형 공원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덮개공원 제안 소식은 부동산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주거환경 개선으로 인해 단지의 미래가치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식이 전해진 뒤 한동안 주춤했던 아파트 거래가 재개됐고 거래가격도 1000만원 이상 뛰었다.

잠실동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덮개공원이 조성될 경우 단지의 값어치는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뜸했던 매매 문의가 다시 오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덮개공원 도입을 결정할 최대 관건은 사업비가 될 전망이다. 덮개공원 조성은 기부채납형식으로 정비사업 계획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조합에서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잠실5단지에서 잠실한강공원까지 직선거리는 130m가 넘는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덮개공원의 폭에 따라서 공사비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림픽대로를 부분 지하화할 경우 비용은 수천억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한 관계자는 "덮개공원은 단지 가치를 높이기도 하겠지만 비용 부담을 생각하면 '양날의 검'과 같다"면서 "도입하더라도 대형공원이 아닌 조금 넓은 브릿지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단지와 한강변을 잇는 덮개공원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경우 비용부담 등 이유로 당초 서울시 제안보다 공원 규모를 축소한 바 있다. 이 역시도 일부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잠실5단지의 경우 부분 50층 재건축 허용으로 인해 사업성을 충분히 갖춰 덮개공원이 절실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덮개공원 조성을 통한 미래가치 상승이 비용 부분을 상쇄할 수 있는지 판단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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