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LG유플러스 신사업을 담당하는 퓨처·컨버지드(FC) 본부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담당하는 네트워크(NW) 본부가 올해 하반기 마곡으로 이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서울 마곡산업단지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할 본부를 확정지었다. 현재 FC본부 인력은 용산본사에, NW본부 인력은 상암에 있다. 하지만 LG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연구개발(R&D) 본부를 LG사이언스 파크에 이주하기로 하면서 LG유플러스도 신사업을 담당하는 두 본부를 이전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FC본부와 NW본부 연구개발 인력 중심으로 마곡으로 이전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LG사이언스 파크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서울 마곡에 건립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R&D 단지다.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9개 계열사에서 약 2만2000명의 R&D 인력이 16개 연구시설에 입주한다. LG화학은 미래기술연구센터, 생명과학연구소를, LG이노텍 역시 안산에 있는 R&D 센터를 마곡으로 옮긴다.

이는 신사업 부문에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LG그룹 차원의 전략으로 보인다. 한 LG계열사 관계자는 “전국의 계열사 연구조직을 하나로 모아 차세대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연구개발 메카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도 그룹과 뜻을 같이 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신사업 분야에서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권 부회장은 지난 3월17일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사업 분야에서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고, 글로벌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대전에 있는 R&D 센터를 이전하는 것보다 FC본부와 NW본부를 분리하는 편이 협업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FC본부는 올해 신설된 AI 서비스 사업부를 품고 있다. AI는 이통사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대표적인 분야다. 경쟁사들 보다 한발 늦은 상태에서 하반기 AI 단말기와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LG전자와의 제휴가 필요하다.

NW본부 역시 차세대 인프라의 핵심 부문이다. 2019년 상용화될 5G 네트워크와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협대역 사물인터넷(NB-IoT) 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매진 중이다. 본부가 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하면 기존 LG전자, LG화학과 협업을 통한 통신 인프라 구축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본부 이전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계산이긴 하지만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다른 계열사와는 달리 연구소 대신 본부 인력을 옮기는 것이 그룹 차원에서는 좋은 전략일지 몰라도 LG유플러스 자체로는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조직개편에서 IoT, FC, 비즈니스솔루션(BS), 퍼스널솔루션(PS), NW 5개 부문을 확정했는데 이 중 두 개의 부문이 이전하면 사업부문 파편화로 비효율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AI 서비스 사업부의 경우 신사업이라 본사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시키는 작업이 필요하고, NW의 경우에도 IoT본부 등과의 긴밀한 공동 연구가 필요한데 지리적인 제약에 부딪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LG유플러스의 NW본부 한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려다가 당장 LG유플러스 내에서 협업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면서 “마곡으로 이전하면 다른 본부와 회의를 하는 것조차 훨씬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인력 + 본부 마곡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