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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내 집 마련기

흙손(183.98) 2017.06.15 16:22:16
조회 1814 추천 46 댓글 11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안양에 작은 아파트 하나 대출없이 등기쳤다.

등기도 법무사 비가 아까워서 직접 처리하고나니 마음이 좀 편하다.


우리집은 내가 중학생 때 아버지가 사업하시다 동업자가 나르고 

그나마 남은 재산도 주식 때문에 꼴딱 망했었다. 아버님은 그놈이 발행하고 

튄 부도수표 때문에 감옥가고 어머니와 나는 보증금도 없이 간신히 

단칸셋방에서 연명하고 있었다. 

다행히 원래 다니던 교회에서 어머님께 작은 일거리를 줘서 어떻게든 먹고 살았다.


그러다가 IMF 직전에 아버님이 나오셨는데, 도망친 놈이 양심에 

가책이라도 느꼈는지 현금 500만원과 미안하다 하나 써있는 쪽지를 넣어

보내는 주소 없는 일반소포로 우리 집에 보내왔다. 필적이 그 놈 글씨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IMF 사태가 터졌다.


아버지는 어머니 몰래 그 돈 500만원을 들고 포일동에 있는 아파트를 

전세 4,000을 끼고 4,500만원에 사가지고 오셨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화를 냈지만, 아버지는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며 

어머니를 설득하고는 감옥가기전까지 아버지를 도와줬던 목사님을 도와

일을 시작 했다. 1년여가 지났을 때 그 목사님이 모대학 신학대학원장으로 올라가면서 

정식으로 아버지께 일자리를 주셨다. 


그리고 02년까지 부동산이 가파르게 오르더니, 그 아파트가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1억 3천만원에 팔렸다. 그 사이에 아버지는 학교에서 일하시다가 그 학교의

야간신학대학원에 들어가셨고, 내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에 안수를 받아 김포에

개척교회를 세우셨다.


아버지는 그 아파트를 판 돈으로 김포에서 작은 아파트를 마련하셨지만, 나는

00년에 지방국립대에 갈 때 아버지가 야간신학대에 들어가면서 집안의 남은 돈마저

싸그리 긁어가신 덕택에 돈 한푼 없어서 막 소령으로 진급한 사촌형의 도움을 받아 

입학금을 간신히 내서 입학한 다음, 집에 손벌리기 민망하여 군장학생의 길을 선택했었다. 


어머님이 한창 힘든걸 알고있어서 학교 다니면서 보증금 50에 월 30짜리 고시원

같은 방에서 살다가 장학금 연달아 타먹고 친구들과 틈틈히 하던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 아이템 장사를 해서 번 게임머니를 현질하는 사람들에게 판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어머님은 월세라도 대주시려고 여러번 이야기하셨지만 거절했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서 독립할 때 나는 쏘가리 계급장과 어머님께서 내가 

받지 않겠다고 했던 생활비들을 따로 모았다가 임관식날 정복주머니에 넣어주신 

오백만원짜리 통장하나가 남아있었다.


그 돈에 입대하고 교육받은 다음 자대배치 받고나서 바로 올라가 6개월간 GOP에 

처박혀있던 대가로 애들 황금마차 올때마다 간식 사준거 빼면 남는 돈은 그대로 

은행에 들어가서 또 저축이 1,100만원이 되었다.


그돈으로 아버지가 IMF끝나고 하셨던걸 따라 수지에 아파트를 하나 샀다. 

전세 1억 4천끼고 공무원 신용대출 2천만원 받아서 1억 7천에 산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를 산 까닭은 군대에서 독도법 배우고나서 얼마 안있다가 교관집체교육을

들어갔는데, 거기서 만난 소령 한 분이 55사단 출신으로, 자기가 알기로 광교신도시

가는 쪽에 지하철이 들어올 것이 분명하니 반드시 투자해야된다고 열변을 토했기 

때문에 밤에 시간이 남을 때마다 지도를 분석해서 강남과 연결될 노선이 지어진다면 

어디로 갈 수 있을까를 분석했던 결과였다.


그리고 지하철 노선이 예상보다 북쪽으로 올라왔는데 내가 돈이 없어서 좀 더 멀지만

역세권이라고 부를 정도는 될거라고 생각해서 샀던 그 아파트 30미터 앞에 지하철역이 

생기면서 1억 7천짜리 아파트가 3억이 되었다. 나중에 2억 8천에 팔았지만.


그 즈음 대위가 되어 군단사령부로 발령이 났는데, 당시에 지지부진하던 경춘선 사업쪽에서

몇가지 신호가 오길레 아무래도 급진전되지 않을까 싶어 남춘천역 근처에서 전세 4천을 

끼고 5천만원에 아파트를 하나 샀다.(1가구 2주택)


그리고 군단에서 복무하던 동안 경춘선이 급진전되서 그 아파트를 1억에 팔았다.

지금도 근 7년이 지난 지금도 1억인거보니 그 아파트의 한계치에 잘 판 것 같다.


전역을 할 무렵, 군생활하면서 주택관련 자격증 들을 몇개 따고 이쪽 일을 해야겠다

생각해서 전역을 결정한 다음, 아파트들을 모두 정리했다. 그리고 당시에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던 한강신도시에 한강변쪽 아파트를 질렀는데 이게 아주 제대로 패착이었다. 


당시에 김포는 국회의원과 시장이 모두 한나라당이라서 정책이 그런데로 잘 맞게

굴러가던 판이었다. 그 와중에 김포 경전철은 가장 수익예상이 높은 쪽으로 나와서

예정대로였다면 2013년에는 완공될 것이었다. 그래서 중대형아파트를 하나 무리해서

질렀다. 아버님도 나중에 그 집에서 가족이 함께 사는걸 생각해서 사는데 찬성하셨다.


그리고 니미럴... 민주당의 유XX가 9호선 유치니 뭐니하는 허황된 공약을 들고 당선됨.


경전철은 완전히 중단되고 5년간 표류하면서 그지역 부동산은 파탄이 났다. 


부모님 집 이자 덜내시라고 도와드렸던 돈을 제외한 나머지를 몽땅 계약금으로 냈던 나로서는

아무래도 그 집을 샀다가는 대출이자로 파산하는 쪽이 빠를 것 같아서 6개월정도 이자를

내다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해지를 선택했다. 지금에야 그 아파트는 분양가를 회복

했지만 그걸 들고있었을 때의 이자손실과 회복된 기간을 생각하면 차라리 그때 손절한 것이

나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복잡하던 시절에 구로쪽 벤처에 취업해서 집값이 싼 안양으로 갔다. 


다행히 그 이후로 어느정도 정리되어서 재산손실은 있었지만 그래도 퇴직금 포함해서 

1억 4천이 좀 넘게 남아있었다. 몇년간 경매도 돌아다니고 주말마다 현장들 구경도 다니고 

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뭔가 부동산이 심상찮아서 내가 거주할 겸 투자도 가능할까 해서 

안양 남부의 저가 아파트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던 중에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된 지역 

위에 서있는 낡은 저층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 아파트를 샀다.


얼마전 그 집에 세들어있던 부부의 계약기간이 끝나서 내보내고, 나도 살고 있던 셋집

정리하고 이 집으로 이사했다. 


작지만 내 손으로 등기친 내 집에 들어서니 마음이 편하다. 

폭락론자들이 말하듯 폭락해도 대출이 없으니 마음편히 살 수 있는 곳이다.

오르면 오르는데로 또 행복하겠지. 일반 상업지역이라 용적률도 600%이상 남아도니 

나중가면 재건축도 가능할 것 같다. 


요즘도 주 몇번씩 부갤에 들락거리면서 느끼는데, 전세제도, 갭투자 요즘 들어서 무슨 

마녀사냥하듯 언론에서 지랄하지만 그거 없었으면 완전히 바닥에서 시작한 나나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을 살 기회조차 없었을 거다.


여기 부갤사람들 말이 맞다. 


부동산은 공부해야되고 자기가 직접 찾아보는 노력도 해야한다.

지도도 볼 줄 알아야되고 현장가서 주변 환경도 봐야하는데다 심지어는 니미럴 정치꾼새끼들이 

하는 짓거리도 파악할 줄 알아야 살아남는다. 


요즘 신문에 나오는 갭투자하는 대학생이니 막입사한 회사원들이라면 공부해서 자기

길은 자기가 개척해야한다. 이 좆같은 나라에서 유리지갑으로 아무리 저축해봐야 

어지간해서는 자기 집 못산다.


어차피 부갤에 있는 많은 건물주들에게 나같은 흙수저가 사는 이런 작은 아파트들은 눈에 차지

않겠지만, 그래도 망한 집안에서 적수공권으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는데 20년이 걸렸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있다.


그냥 그 사실을 써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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