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미국 풍력에너지협회는 풍력전기 생산에 대한 세금 공제를 다시 연장해 주기를 원한다. 미 의회는 이런 요구를 거부하고 세금공제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풍력에너지는 값이 비싸고 신뢰도가 낮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도 아무 도움이 안 된다. 토지와 원자재가 많이 드는 풍력에너지 산업은 쓸모없는 기생충 같은 존재다. 바람이 약하거나 불규칙하게 불 때마다 전적으로 화석연료 발전소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폴 드리슨 美 미래건설위원회 정책고문

더욱 고약한 점은 풍력발전기가 야생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각종 조류와 박쥐를 죽인다는 사실이다. 피해를 보는 여러 조류와 박쥐는 생태계의 다양성 유지와 농업에 중요하다.

미 어류·야생동물보호국과 미 조류보존협회는 풍력발전기에 희생되는 흰머리수리와 검독수리, 매, 올빼미, 두루미, 청둥오리 등의 수가 미국에서만 연간 44만마리에 이른다고 밝혔다. 곤충을 먹이로 삼는 박쥐류의 피해도 크다. 

이런 놀라운 추정치가 오도의 여지가 있거나 조작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보다 크게 저평가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몇 가지 새로운 연구에 의해 드러났다.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알려진 풍력발전기에 희생되는 조류와 박쥐의 수가 연간 1300만∼3900만마리로 추산된다. 

이런 충격적인 수치는 미국 내에 3만9000기 이상의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대다수 발전기가 조류와 박쥐의 대규모 서식지에 있다고 국제독수리구제협회 회장 마크 더챔프는 말한다. 이런 각종 추정치는 스페인조류학회의 2012년 연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 학회는 스페인의 풍력발전기 관련 연구 자료 136건을 추정치 산출 근거로 사용했으며, 독일과 스웨덴의 풍력발전기로 인한 조류 죽음에 관한 1993년 연구를 참고했다고 더챔프는 말했다.

캘리포니아 앨트몬트패스의 풍력발전단지 한 곳에서만 지난 25년 동안 2300마리의 검독수리가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독수리구제협회에 따르면, 미국 서부 몇몇 주에서만 풍력발전기에 희생되는 검독수리수가 연간 500마리를 넘을 가능성이 있으며 죽음을 당하는 흰머리수리 수도 많다. 끝부분의 속도가 시속 160∼320㎞에 이르는 풍력발전기 날개에 새의 무리 전체가 몰살하는 경우도 흔하다. 

앨트몬트의 발전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86㎢의 풍력발전단지 안에는 이곳에서 주로 서식하는 독수리가 20년 이상 둥지를 만들지 않고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만 검독수리가 80% 감소했다고 국제독수리구제협회 관계자는 지적했다.

어류·야생동물보호국이 풍력발전기에 희생되는 조류 수를 집계하는 방식은 멸종위기종 복원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용납되기도 어렵다. 국제독수리구제협회에 따르면 보호국의 새로운 집계 방식이 오히려 조류 피해 규모를 감추도록 돕고 있다. 

반면에 미 내무부는 석유 시추권 허가 제한을 정당화하기 위해 소규모 조류 피해를 핑계 삼고 있다. 노스타코타주의 한 석유회사는 28마리의 청둥오리를 과실로 죽인 혐의로 기소됐으나 야생 조류의 피살을 이유로 처벌받은 풍력발전회사는 하나도 없다. 

현재 어류·야생동물보호국이 마련 중인 규제법은 풍력발전 회사들이 독수리와 두루미를 조직적이고 합법적으로 더 많이 죽이거나 다치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고의가 아니다“란 핑계를 앞세운다. 당국자들은 조류 피해 통계를 해당기업의 기밀사항으로 인정하여 정보 공개 의무를 면제해주고 있다.

풍력산업처럼 처벌과 의무를 면제받는 산업은 미국에 달리 없다. 이제 풍력산업에 대한 세금공제와 노골적인 각종 특혜를 폐지할 때가 되었다. 다른 산업에 적용되는 기준과 법률 및 규제가 대규모 풍력회사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엄청난 규모의 생태계 재앙이 초래될 것이다.

폴 드리슨 美 미래건설위원회 정책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