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30일 심의 통과 또 다시 불발 되면 잠실 주민 항의 거세질 듯]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50층 주상복합 건립을 추진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5단지 재건축 조합(이하 조합)이 재건축 심의 낙마에 대비한 시위 준비에 나섰다. 조합은 오는 30일 열리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에서 정비계획안이 부당하게 퇴짜를 맞으면 시에 대한 집단 항의로 맞대응할 전망이다.

29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조합은 도계위 본회의 심의 다음날인 31일부터 서울시청 주변에서 집회를 개최한다고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했다. 조합은 이번에 시의 의견을 전폭 수용한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또 다시 통과가 불발되면 그간 심의 통과가 지연된 데 대한 주민 반감이 수면 위로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정비계획안은 지난 2월 도계위에서 '보류' 판정을 받은 이후 6개월 여 만에 재심의되는 것이다. 시는 해당 단지의 50층 재건축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정비계획안은 쉽사리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조합이 시와 심의를 위한 사전 협상에 시간을 보내면서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회피는 불가능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는 잠실역 주변을 선도적인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산업 지역으로 조성하기 위해 광역 중심으로 지정 했지만 조합이 앞서 마련한 정비계획안에는 MICE 기능이 뚜렷한 시설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에 조합은 정비계획안에 이 같은 시의 의견을 다시 반영했다.

해당 단지는 심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납득키 힘든 돌발적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지난 4월 도계위 산하 현장소위원회가 이미 용도폐기된 잠실5단지 내 대형 굴뚝 및 타워형 주동이 역사적 가치가 있어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2월 본회의에서는 지적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주민들은 기존 설계를 과다하게 변경해야 하고, 역사적 의미도 적다는 시각이어서 보존 계획은 반영치 않았다. 

시는 조합과 사전 협상을 거쳐 지난 16일 제14차 도계위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심의는 또 다시 늦춰졌다. 도계위가 당시 강남구 대치동 소재 은마아파트 등 6개 안건을 논의하는 데 시간을 보내면서 잠실5단지 등 나머지 안건 심의를 30일로 미룬 것이다.

단지는 잠실동 27번지 일대에 1978년 지어진 15층 높이 3930가구 중층 단지로, 조합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해당 지역을 종상향(제 3종 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해 최고 50층 주상복합 및 35층 아파트 약 6400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4년 공표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은 주거지역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다. 이를 넘어선 층수의 건축을 위해서는 종상향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시 관계자는 "잠실5단지는 사전 협상이 어느정도 진척됐기 때문에 이번에 정식 심의 안건에 올리게 됐다"며 "시가 심의를 지연시킨 것은 아니며 원칙과 절차에 맞는 협의를 진행했을 뿐이며 잠실5단지가 협의 과정에서 모든 의견을 수용한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