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은 공사비만 약 2조 6400억원에 달하고 기타 관련 비용까지 합하면 사업비는 총 8조~1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올해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내달 말께 시공사 선정…양사 장점 앞세워 홍보 적극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김종윤 기자 = "초반엔 다른 건설사에서 찾아오곤 했는데 지금은 현대건설과 GS건설 직원들만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이틀에 한번 꼴로 찾아와서 잘 좀 부탁한다고 인사하고 돌아갑니다." (구반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현대건설 직원은 자신들이 업계 맏형으로 재무건정성이 튼튼하다고 강조합니다. GS건설은 지역 랜드마크인 반포자이를 내세우면서 건설사 중에서도 주택사업 강자임을 자부하고 있고요." (반포주공 1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반포 1단지) 수주를 놓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GS건설과 현대건설의 날선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총 사업비만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데다 강남의 랜드마크라는 점에서 한치도 물러날 수 없다는게 각 사의 입장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현대건설은 각사의 장점을 앞세우면서도 경쟁사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이 사업지의 총 공사비는 2조6411억원에 달하고 입찰보증금만 1500억원을 내야해 대형 건설사가 아니면 입찰에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업계에선 이주비 지원 등 금융 비용까지 감안하면 총 사업비가 8조~10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반포 1단지는 지상 5층, 2120가구에서 최고 35층, 5388가구의 매머드급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재건축조합은 다음달 4일 입찰을 마감하고 같은달 28일 주민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합원 사이에서 일찌감치 눈도장을 찍은 회사는 GS건설이다. 전담팀을 꾸려 3년 넘게 수주를 준비해오고 있다. 앞서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을 정도로 반포 1단지 수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조합측의 요구에 따라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회사인 SMDP와의 협업까지 진행 중이다. 지난달에는 SMDP 수석 디자인 겸 최고경영자인 스콧 사버가 직접 반포 1단지를 찾아 조합을 방문해 디자인과 관련한 설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조경은 타이거우즈 두바이, 월크 디즈디즈니 월드 포시즌스 리조트, 두바이 오페라하스의 조경을 책임진 EDSA가 맡는다. 

자금조달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대건설도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웠다. 특히 정수현 사장의 어머니가 살던 곳이라 정 사장이 직접 사업의 진행상황을 챙길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강남 대로변을 'H'로 잇는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첫 번째 축으로 양재대로 라인을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개포(디에이치 아너힐즈, 개포1단지, 개포8단지)~잠실(가락시영)~강동(둔촌주공) 순으로 연결했다. 반대 축은 한강변을 중심으로 정하고 삼호가든3차 분양과 적극적으로 수주를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중간축은 삼성로 라인을 삼성동 GBC를 중심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양사가 장점을 앞세우는 홍보전을 펼치면서도 타사에 대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KB국민은행과 금융협약으로 공사 자금 조달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불식시키기 위해 KB국민은행과 8조7000억원 규모 금융협약을 체결한 것. GS건설이 반포 1단지 시공사에 선정된다면 KB국민은행은 정비 사업비 1조7000억원, 조합원 이주비 3조8000억원, 일반 분양 중도금 3조2000억원 등 모든 금융비용을 지원한다.

GS건설 관계자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금융규제가 강화됐지만 중도금 대출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며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현대건설은 금융사와의 협약 없이도 자체 자금력만으로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합원들에게 전달하는 홍보책자에는 "금융사와 맺었다는 협약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경쟁사들의 경우 부채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 아파트를 성공적으로 분양했다"며 "강남의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만큼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사가 고용한 홍보요원(OS)들도 각개 전투를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OS요원 1인이 10~20명의 조합원을 관리하지만 양사는 3~4명에 불과하다.

한편 조합에서 단지내 현수막 게시 등을 금지하면서 현대건설과 GS건설은 지하철 역과 버스 등에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어 장외 경쟁도 치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