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노동시장 견조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저조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미국 경제가 딜레마에 빠졌다. 소비지출 증가와 실업률 하락이 견고한 미국 경제의 성장을 의미하는 한편, 경제의 온도를 나타내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저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신호가 엇갈린 탓에 올해 연방기금금리를 1회 추가 인상하려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비 0.1%, 전년비 1.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준의 물가 목표인 2% 성장을 하회했다. 올 초 미국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에 부합했으나 그 이후 상승률이 꾸준히 둔화했다.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 3개월간 전년비 1.2% 오르며 올 여름 상승 신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나타내는 다른 지표들과 엇갈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로 하락했다. 16년 최저치였으며 연준의 장기 전망치보다도 낮았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3%로 2년 만에 가장 높았으며,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여름 비슷한 성장률을 기대하고있다. 

포티오스 랩티스 TD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경제 성장과 노동시장 긴축에 대응하는 데 과거 사이클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며 "그러나 경제 사이클이 계속 성숙됨에 따라 물가 압력이 결국 회복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연방기금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으며, 올해 말 추가 1회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늘려 경제 과열을 막기 위함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약화된 가운데, 차입비용을 높일 경우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이는 더더욱 인플레이션을 압박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그레고리 다코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것을 막는다"며 "대신 연준이 채권 및 자산 포트폴리오 축소에 주력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