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중반 남자인데

난 20대중반부터 30대초반까지 사법시험 준비를했어

무슨 목표의식이 있어서가 아닌 그냥 집안 한번 일으켜보고싶은 생각뿐...

1차야 붙었지만 2차에서 턱없이 부족한 점수로 떨어진거 보면

그냥 내 그릇 인정하고 빨리 털었어야했는데 그걸 30대초반까지...

30대초반에서야 포기하고 공무원 준비해서 2년전 9급붙고 지금 공무원이고...

33살의 나이에 9급 합격...

나보다 10살 가까이 어린 사람이 나보다 선배인 경우도 있고

나랑 나이가 비슷하면 대체로 기수가 훨씬 높고

이런거보다 더 비참한건

내가 인생의 황금기인 20대를 그렇게 버렸다는것

그리고 남들은 나보다 훨씬 빨리 사회생활 시작해서 하나하나 적응을하고 내 나이가 됐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에 9급 신입으로 들어온 분들도 사실 사회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나는 혼자 쳐박혀서 공부하다가 33살의 나이에 신입이 됐다보니

행동이나 정서적으로 나이에비해 많이 떨어진다는게 느껴져

200일전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는데

의사가 심장마비는 갑자기 발생하는것이지만 평소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이 일어난다고 하는 말 듣고는

내 자신을 용서할수가 없더라...

사실 동생이 지적장애가 있고 아버지는 알콜중독으로 술만 퍼마셔대고 치매끼있는 할머니도 같이살고

나라도 사법시험을 붙든 아니면 일찍 털고 사회생활을 하든 하며

어머니 짐을 덜어드리고 중심이 되어줬어야 했는데

그러면 어머니가 돌아가시지 않았을텐데...

깜냥도 안되는놈이 집안 일으킨다는 허망한 생각에 고시판 뛰어들어 몇년을 날리고

시간만 날리고 늦은 나이에 9급 됐단 자괴감에 항상 죽을상을 하며 어머니께 따뜻한 말한마디 못하고 괴로워만 하던 불효자...

어머니 돌아가시고 200일 무슨 생각으로 지냈는지 모르겠네...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만 아니었으면 벌써 자살했었겠지...

이 불효자가 할수있는 유일한 일은 이제 동생 챙기는 일뿐이겠지

정신차리고 살자 이제 인터넷도 안하고 동생 챙기면서 어머니 아는 분들한테 그래도 자식들이 잘사는구나 모습 보여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