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라는 악마는 최종 악마를 갈망한다.

부자가 세금만 제대로 낼 생각만 있었어도 이 세상은 훨씬 좋아졌을 거라는 점에서 부자는 악마이다.

부자는 끝없이 탐욕을 충족시키기만을 바란다. 이를 위해 부자는 모든 걸 말살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부자는 따라서 최종 악마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최종 악마란 대우주를 정복하고 대우주 속에 자기 자신 밖에 의지가 없는 상황을 만들려는 극한의 소유와 권세를 추구하는 실천적 유아론자다.

최종 악마는 대우주를 모두 장악한 뒤엔, 지배란 파괴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한 순간의 충동에 사로잡혀 대우주를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모조리 멸망시켜 범우주적 자살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부자라는 악마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있는 그 무엇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무리 최종 악마가 미쳐 날뛰어도 최종 악마는 을이고, 스스로 있는 그 무엇이 갑이다.

구약성경 출애굽기에서 하느님은 자신을 ‘스스로 있는 자’라 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