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S뉴스통신=최윤희 기자] 삼성전자가 경기도로부터 경기도건설본부 땅을 매입한 것은 연구소 부지부족이라는 계약목적과는 전혀 달리 삼성그룹 계열법인인 삼성SDS소유의 ICT건물을 짓기 위한 것이었음이 실증자료로 밝혀졌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9년 1월 ‘대외비’라며 60페이지 분량으로 제작한 ‘소프트웨어연구소 건립 인·허가 사례집’과 2011년 7월 제작한 ‘디지털 시티 현황‘ 자료에는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극명하게 기술돼 있다.

발행처를 ‘삼성전자(주) 수원지원센터’로 해 제작한 이 사례집은 △토지 인·허가 △토지 매입 △SW연구소 건립 등 3개 부분으로 구분해 그림과 도표, 사진, 각종 계약 및 허가서 등을 자료로 제시하면서 토지매입 및 건물건립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 사례집에서 소프트웨어연구소를 건립하는 것같이 기술하고 있으나 정작 현재 사용하고 있는 삼성SDS ICT건물 건립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스스로 계약목적을 위배한 상태에서 건물을 신축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5월25일 경기도건설본부 땅을 매입하기 위해 경기도와 맺은 공유재산매매계약에만 관여했을 뿐 이후 건축허가나 건물사용 승인 등은 삼성SDS 명의로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적나라하게 실려있어 위법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시티현황’ 자료 16페이지에서 ‘SDS 소프트웨어연구소’라는 제목아래 건립배경을 “전반적인 전산 기계실 공간 부족 및 열악한 기반시설 해소차원”이라고 밝히고 있어 스스로 경기도건설본부 부지를 매입한 목적이 삼성SDS 전산실을 갖추기 위한 것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또 이 자료집에서는 ‘SDS 전산센터 별 역할 분담’이라는 제목아래 수원데이터센터는 관계 회사 등을 위한 ‘메인센터’로, 과천데이터센터는 금융 등 ‘일반고객용 센터’로, 구미데이터센터는 ‘데이터 백업센터’로 쓰겠다고 기술돼 있다.

즉, 삼성SDS 소유의 전산실인 데이터센터로 쓰기 위해 삼성전자 이름으로 땅을 매입한 뒤 삼성SDS로 토지와 건물을 넘기기 위한 사전 계획에 의해 경기도건설본부 부지매입이 이뤄졌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삼성전자 간부 A씨는 “이 책자는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공기관의 경기도건설본부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들을 정리해 놓은 자료이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스스로 위법행위를 했다는 것을 세세하게 보여주는 자료”라며 “삼성SDS전산센터 건립부지를 삼성전자 부지와 가깝게 건축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막강한 힘을 빌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