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크기GS건설, 입주자에 57억원 배상 판결 … \'반포자이\' 방화문 하자 판정하자보수금 소송서 원고일부승소 판결
2017-10-20 10:36:48 게재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아파트의 세대별 방화문 내연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화문 부실시공이라며 입주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시공상 하자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3부(김형훈 부장판사)는 \'반포자이\'아파트 시공사 GS건설은 반포주공3단지재건축조합과 승계참가인 반포자이입주자대표회의에 57억8300만원을 지급하라고 18일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 핵심 사안인 방화문에 대해 70%가량을 하자로 인정했다. 건축물에 설치되는 방화문은 사회통념상 30분 내지 1시간 이상의 내화성능이 있어야 하는데, 반포자이 방화문의 경우 1분 내지 10분 만에 화염이 발생되는 등 방화문이 갖춰야 할 성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하자가 존재한다고 봤다.

다만 현재 거주하는 실제 세대의 방화문 전체를 시험하기 어려워 전체 방화문 9169개 중 75개만 표본조사를 했다. 75개 표본조사 결과 전유부분 방화문의 적합률은 35.7%, 공유부분 방화문은 26.7%로 나왔다.

재판부는 불합격비율에 해당하는 수만큼 방화문에 하자가 있음을 전제로 하자보수비를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방화문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 장비"라며 "상당한 무게와 두께의 금속 등으로 구성돼 쉽게 변질되지 않아야 하고 기능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입주자들은 방화문이 내화성능과 차연성능을 갖추지 못했다며 111억원의 하자보수비를 청구했다.

이번 판결에서는 최근 폭 0.3㎜미만 균열에 대해서도 하자로 인정했다. 국토교통부 고시에는 폭 0.3㎜미만 균열의 경우 담보책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법원은 최근 하자보수 소송에서 이같은 균열도 모두 하자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자보수사건을 담당한 다른 법원의 한 법관은 "국토부 고시는 행정지침이고 이는 사법적 판단을 규정할 수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국토부가 고시를 변경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입주자들이 제기한 하자 중 △저수조 바닥 마감 미시공 △지하주차장 바닥 무근 콘크리트 두께 축소 △휴게 놀이 운동시설 바닥재 두께 부족 △씽크대 하부 벽체와 바닥재 마감 미시공 △각 세대 현관 욕실 발코니 단차 부족 등에 대해 GS건설의 시공상 하자로 인정했다.

반면 △단지내 포장 파손 식재 및 잔디 고사 △소화전 등(PD) 및 점검구 내 벽돌 마감 누락 △주민공동시설 바닥 엑폭시 두께 부족 등은 하자로 판단하지 않았다.

재건축조합이 제기한 하자보수금 청구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건축조합은 GS건설에 대해 도급계약에 따른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입주자대표회의에 청구권을 양도했기 때문에 채권양도 효력이 발생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1,2,3년차 하자에 대해 재건축조합이 GS건설에 하자보수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아 하자보수 담보책임은 제척기간이 지나 소멸됐다.
오승완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