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도시재생 예산도 6800억원 불과…정부 주거정책 차질 우려]

@머니투데이 이승현 디자이너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공공주택 사업비 예산을 3조7000억원가량 삭감했다. 도시재생 예산도 연간 3조원을 예상한 정부 구상과 달리 6800억원 정도만 책정했다.

대규모 사업비 축소로 정부의 핵심 주거정책인 공공주택 100만가구 공급 및 도시재생 뉴딜계획 일부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일 LH에 따르면 2018년도 예산안이 지난해보다 10.4%(2조5595억원) 감소한 22조1208억원으로 책정됐다. 사업비 예산을 크게 삭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사업비는 16조489억원으로 지난해 19조7333억원보다 3조6844억원(18.7%) 줄었는데 이중 직접사업비가 전년(약 15조5000억원)보다 21.5%가량 줄어든 12조1709억원을 기록했다. 직접사업비는 공공택지지구의 토지보상과 택지조성, 건물공사비 등에 사용되는 비용으로 LH의 공공주택 공급계획에 따라 좌우된다.
　
LH가 사업비를 줄인 배경은 138조원에 달하는 부채에 따른 부담 때문으로 관측된다. LH는 올해 총부채 약 7조원을 줄일 방침을 세웠다. 차입금 상환도 전년보다 약 1조7000억원 늘린 13조3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사업비를 대량 삭감한 데 대해 LH는 신규 공공택지가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공공택지 신규 지정이 거의 없어 토지보상 및 택지조성에 드는 비용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에 맞춰 서민 공공주택 100만가구를 차질없이 공급하려면 예산감축보다 적극적인 예산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계획에 따라 앞으로 5년간 공공임대주택 65만가구, 공공지원주택 20만가구, 공공분양주택 15만가구 등 공공주택 100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인데 정부 지원으로 민간이 공급하는 공공지원주택 20만가구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LH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비 예산이 줄어도 건설비용 확보는 문제가 없다지만 신규 공공택지 조성이 필요한 ‘신혼희망타운’ 사업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신혼희망타운은 수도권 인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등 입지가 좋은 곳에 공공택지를 조성,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올해 7만가구 규모의 신혼희망타운 부지를 확보하고 2019년에는 분양을 시작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선 올해 신규 공공택지의 토지보상과 택지조성에 들어가야 한다. LH 사업비 예산이 부족하면 보상절차가 늦어져 사업차질이 불가피하다.
　
도시재생 예산도 부족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올해 LH의 도시재생 예산은 6832억원인데 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에서 공공기관 예산으로 계획한 연 3조원보다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LH 관계자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은 초기단계여서 본격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곳이 많지 않다”며 “이사회에서 사업비 삭감 등 일부 내용을 지적하긴 했지만 대부분 그대로 통과됐고 필요시 일부 증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주택사업에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