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식 평준화가 진짜 평준화라 본다. 다시 그 제도로 돌아가긴 어렵겠지만. 사는 지역이 어디든 학교가 어디든 공부만 죽어라 하면 좋은 대학 갈 수 있었던 그때가 지금보다 낫다 싶다.

내가 나온 고등학교 당시에 서연고 한 해에 120명 정도 보냈다. 물론 재수생 포함이다. 잘 사는 사람 많지 않은 동네였고 아이들 역시 대체로 평범했다.

우리 동기 중에 의사 한 30명 넘는다. 지금보다 의사 되기 엄청나게 쉬웠지만. 교수, 검사, 변호사, 회계사 등등 전문직 수두룩하다. 그러고 보니 판사는 아직 없네. 그놈들 대부분 강남 산다. 그런데 공부 잘 하던 놈들 중엔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녀석은 없다. 밥 걱정 없이 그냥 잘 사는 정도다. 회장님 소리 들으며 가장 떵떵거리는 녀석은 전교권 밑에서 놀던 놈이다. 보면 돈 많이 버는 놈들은 잘 놀던 애들인 것도 같다.

적다 보니 한 선생님이 해주셨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니들 공부 열심히 할 필요 없다. 나중에 서울대 나온 놈 월급 주고 쓰면 된다. 맞는 말이다.

지금? 과후배 끊긴 지 오래됐다.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