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아무래도 재테크 과정에서 갤에서 핫한 여러 아파트들을 다 살아봐서 그에 대한 썰을 함 풀어보려구 함

정확한 가격 같은거은 엄마한테 건너 듣고 한거라 틀릴 수도 있당

2003년 내가 중2때 지방의 중소도시 아파트에서 살다가 갑자기 아버지께서 서울로 발령이 나서 약 1억에 팔아치우고 무작정 강남으로 올라왔대
당시 부동산 지식은 당연히 전무했고 오로지 교육을 위해서 학군이랑 사교육 입지 최고인 은마아파트 전세(당시 2억)를 여기 저기 돈 꿔서 얻었다고 해.
친척 중에 조금 잘사는 분이 계셔서 조금 무리해서 손을 벌리면  당시 4억하던 은마를 매매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식이 없어서 그러지 못한게 한이라고 하네
당시 노무현 집권 초였을텐데 아직 강남불패 신화가 시작되기 전이었고 말이야.
그렇게 전세 살던 집이 2007년엔 10억까지 오르는걸 지켜만 보면서 언젠가 반드시 강남에 아파트 한채 사시겠다고 다짐했대.
참고로 은마 살아본 놈은 알겠지만 정말 낡았다. 사교육 입지랑 교통, 상권이 좋아서 살기 좋긴 한데.. 겨울에 정말 춥고 여름에 덥고 온수도 제때 안나와서 고생 많이 했다.
그거 빼고는 뭐 살기 좋았다. 대학도 잘 갔으니 이사온 1차 목표는 이룬거지.

2008년에 내가 대학 합격하고 아버지가 직장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하게 되는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아파트를 알아보았다는데 그때 눈에 들어온게 잠실 장미였다고 해
근데 아무리 수입이 늘어났다고 해도 밑자본 자체가 일천해서 (3-4억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매수가 불가능했지.
이때 울엄마가 한 결정이 뭐얐냐면 장미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사면서 우리 가족은 재건축 전의 개포 주공 2단지 19평짜리에다가 전세로 살게 한거였다. 당시 전세는 4천 정도였대
시발 대학생 아들에 고등학생 딸이 있는 4인 가족이 무너지기 직전 썩다리 아파트에서 4년 동안 말이야.
정말 ㅈ같았다. 집에 들어가는 가구가 없더라. 침대랑 쇼파까지 다 팔아치워서 땅바닥에서 자면서까지 꾸역꾸역 4년을 살자고 하더라. 용돈은 대학교 4년간 매달 30이었고.. 심지어 내가 당시 학점 3.0 이상 넘기면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거까지 감안해서 계산을 해뒀더라구 ㅋㅋ
물론 입학하자마자 짤렸다 ㅋㅋㅋㅋ시발것ㅋㅋㅋㅋ

진짜 개포동은 살곳이 못되더라. 지금 사는 곳도 썩다리 아파트 재건축 직전이지만 개포2단지에 비할 순 없다.
4년 살면서 인간의 생활 중 주거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하게 느꼈다.
단순 아파트의 노후도랑 크기를 떠나서, 개포2단지 살아보면 알거다. 입지가 정말 별로임.
2단지 남쪽으로 산이라서 아무것도 없고, 사실상 2호선 쪽으로 가려면 무조건 도곡 한티 선릉 라인까지 가야하는데 웃긴게 집방향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여러종류인데 나가는 버스는 472 하나밖에 없다 ㅋㅋㅋ
아침되면 대학생 직장인 모두가 472 꾸역꾸역 지옥철처럼 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게다가 존나 막히지 ㅎㅎ
아마 개포2단지가 버스 종착역이다보니 그런거 같은데.
거기다 개포 2단지 근처는 아무것도 없다. 웬만한건 다 양대천 건너서 나가야하지. 몇몇 있던 동네 가게들은 심지어 프랜차이즈도 좆창렬이다. 개같은 놈들이 좆같아도 지들거 사먹을 수바께 없는걸 이용한거지. 주민들도 거기에 길들여졌고. 얼마전에 노량진 학원가 근처 유흥가를 가봤는데 다 창렬이더군. 학원생들이 ㅈ같아도 지들거밖에 먹을 수 없는걸 이용하는게 개포동이랑 판박이더군.
인프라랑 교통이 나쁜 곳 살아보니 입지 좋은 곳은 나라가 망할때까지 오를 수밖에 없다는걸 알겠더라 ㅎㅎ

여하튼 그렇게 4년 고생해서 차익으로 2012년에 잠실나루역 바로 옆에 있는 장미아파트(2008 당시 6억 정도에 구입 추정)에 입주할 수 있었다.
뚫려있는 역을 사이에 두고 파크리오 상가도 쓸만하고 억세권+교통 편리+한강 바로 옆에 있는 장미는 참 살기 좋았다.
지금 팔아버렸지만 장미 갓입지 인정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장미를 샀는데도 재테크 욕심은 끝이 없더라.
2014년쯤엔 장미는 지대가 작다면서 덜컥 주공5단지를 계약하더라구. 정말 지대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살기는 장미가 더 좋았던거 같다.
잠실나루역이 잠실역보다 좀더 한적하고 노숙자도 없고.
잠실역은 노숙자랑 역 내부 식당에서 청국장 쳐먹는 새끼들 때문에 냄새남. 어찌된 일인지 술파는 식당도 있음.

이번에 보니까 5단지가 19억 넘게 거래되고 있더라.
참 2억짜리 전세금 없어서 손 벌리던게 15년 전인데, 회사일 열심히 한 아빠랑 별개로 엄마가 참 복덕방 왔다갔다 하면서 부지런히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싶음.
갓재인이 도와준 것도 있고 말야 ㅎㅎ

여튼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정말 입지와 주거환경이 사람 생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좋은 입지의 강남 아파트는 쭉 우상향 하지 않겠나 싶다.
다만 개포 2단지 재건축은 왜 저렇게 비싼 값에 팔리는지 잘 이해가 안돼. 아무리 고급 아파트를 지어놓아도 거긴 정말 입지가 별로였거든.
개인적으로 살기엔 초역세권 장미>은마=잠주5>>개포2 였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