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커뮤니티 캡처© News1
"아직 저평가로 10억원까지 가능" 분위기 조장 
전문가들 효과 크지 않을 것 "단순 호가 상승은 실거래 어려워"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가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시세 담합 문제가 수면위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위례신도시 입주민들은 급매물 조차 가격 하한선을 정해 추가적인 시세 하락을 막자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한 단지 입주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집값 담합을 유도하는 글들이 끊임없이 게시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급매물 조차 8억원 이상으로 상한선을 정해 매물을 올리자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등 계속된 규제를 가하자 급매물에 따른 시세 하락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단지는 2013년 분양가 대비(약 4억5000만원) 2배 가까이 집값이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전용면적 84㎡는 8억1000만원(13층)·8억3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집값이 다른 단지와 비교해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근 같은 전용면적 상품은 실거래가 9억원을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입주민 K씨는 "다른 단지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며 "통일된 정당한 가격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매물 가격선을 제시하며 추가 하락을 방지하자고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Δ저층 8억7000만원 Δ중저층 9억3000만원 Δ기준층 9억5000만원 이상으로 매매가격을 통일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또 당장 매매계획이 없는 상황이라면 호가는 2000만∼3000만원 올려서 내놓자고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한 입주민은 공인중개사로부터 8억7000만원 금액의 매수 의사를 거절했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단지의 매매 매물은 네이버에서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또 다른 입주민은 "허위매물을 적극적으로 신고해 단지가 제대로 평가받는 날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위례신도시는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를 쏟아내면서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지역이다. 추가 호재도 남아 있어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지역 분위기다. 입주민들도 조만간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넘길 수 있다며 매물 내놓기를 자제하자고 담합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단지의 집값 담합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애초 분양 당시 공공분양으로 집값이 저평가돼 있다고 믿는 입주민들이 집값 하한선을 의도적으로 결정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현지에선 선호도 차이에 따라 시세가 결정됐다고 입을 모은다. 

위례신도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위례신도시 내부에서도 공공분양이라 상품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담합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와 공급 원칙을 무시한다면 피해는 집주인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담합한 매물 가격은 호가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매수자도 최근 매매시세를 파악하고 내집마련에 나선다"며 "시장에 풀린 매물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면 단순 호가라는 사실을 매수 희망자들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