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가서 스펙 쌓아야지 하다가

아버지 회사 부도나서 집안 분위기 흉흉하길래 그냥 바로 취업준비한다 하고 대학 안감.

그러고나서 바로 군대갔는데, 전역할때쯤 되니까 동생이 대학갈때 되서

자기도 대학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길래 내가 전화로

"나 이미 일자리 구했다. 전역하면 바로 일할거니까 걍 대학가라"

라고 구라깐다음에 전역 일주일전에 휴가쓰고 대충 ㅈ소 면접봄.

그렇게 최저임금으로 일 시작하다보니까 그래도 월급도 오르고

어떻게든 돈 모아야지 하면서 밥은 회사에서만 먹고 집-회사 만 다니면서

5년동안 외출 열번도 안하고 겨우겨우 7천 모음.

근데 아버지가 그 이후에 퇴직금으로 사업해보겠다고 대출땡겨서 돈 만지다가

대충 ㅈ망해서 빚만 존나 쌓이고 주변사람 끌어댕겨서 돈 빌리고 있길래

주변에 굽신거리고 다니는걸 보는 내가 다 처량해서 결국 통장 째로 돈 보내줌.

물론 이걸로 택도 없긴함.

그렇게 동생 대학등록금+가족 빚+생활비 이것저것 다 나가다보니

방금 통장 잔고 정확히 다 나감. 곧 월급 들어오니까 상관은 없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게 전부 리셋되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느낌드니까

갑자기 걍 눈뜨는것도 힘들어지는 기분이 든다.

나도 솔직하게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았냐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해볼만큼은 해봤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ㅈ같은건 어쩔수가 없나 싶다.

얼마전에 동생 없을때 가족 셋이서 술마실때 어머니가 많이 취했는지

나한테 해준게 없어서 미안하다고 넌 진짜 천국갈거라고 그런말 하던데

천국이 호구모임이라도 됩니까 라고 대답하려다가 걍 말았다.

옛날같았으면 웃을 이야기였는데 이제는 진짜 못웃을거같아서.

아직 서른까지 좀 남았으니까 앞으로 돈 모으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