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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플래닛 평점 1.5점 다녔던 적 있는데앱에서 작성

중갤러(211.235) 2024.01.28 00:14:44
조회 935 추천 7 댓글 8

거의 지옥이었다고 보면 됨.

니들은 혹시 잡플 평점 1점 대 회사 다녀 본 적 있냐?
ㅎㅎ 근데 있지. 사람이란게...그 형편없는 회사에서 조차 배우는게 있더라고. 막말로 이때의 경험 덕에 회사에서 연봉 띄우는 법을 깨달았음. 이 좆같은 회사를 다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도 하고 그래.

그 썰, 지금부터 풀어줄게.

31살 봄, 대전까지 가서 운영하던 사업 망하고 나서 엉엉 울면서 들어간 좆소에 2500으로 입사했음. 건물은 낡았고 난방이 안되서 난로를 켜는 곳이었음. 사무실은 4층이었는데 엘베가 없어서 계단으로 걸어다님. 남자화장실에서 여직원 푸드덕 푸드덕 똥방구 소리가 들리는 아주 좆같은 곳이었어.

근데 난 있지. 매우 간절했어. 어떻게든 망한 사업으로 손해본 2년이라는 시간, 젊음, 연봉을 만회했어야만 했거든.

1.5점 평점...진짜 개같더라. 야근은 매일 11시까지 시키는데 야근 수당은 없고 대표샛기는 막말, 쌍욕은 기본 장착이고 직원들 들들 볶아대고 나중엔 회사 직원이랑 치고 받고 싸우고 불륜까지 터트리더라 병신. 퇴사율 250퍼. 경험해 봄? 직원 평균 근속 기간이 두달임ㅋㅋㅋ 10명 회사가 2달마다 직원이 새로 싹다 물갈이 됨. 기적임.

난 이 좆같은 곳에서 어떻게든 견뎌야 했음. 돈이 없으니까. 좆같아도 참고 야근 존나하고 퇴사자 똥치우고 그 와중에 내가 맡은 정부기관 고객사 어떻게든 케어했음. 근데 이 시발 이 정부기관이 마침 나 투입되는 시기에 대통령 바뀌면서 처에서 부로 승격하면서 일 존나 많아짐.

그래도 난 이를 악물고 버팀. 그러니 그 좆같은 대표샛기가 나까지 퇴사하면 회사 좆된다는거 파악하고 입사 3개월 만에 연봉 500 올려주더라.(3000)

그리고 4개월 뒤에 너무 좆같아서 도저히 안되겠다 결심하고 퇴사함. 어떻게든 버텨볼라 그랬는데 일이 나한테만 몰리고 나도 대표한테 들이박으면서 싸우다 관계가 다 틀어져서 퇴사하게 됨. 입사 7개월 만이었고 이때가 11월 말이었음.

그리고 그해 12월 초에 잡플래닛 평점 2.5점짜리 비슷한 규모의 회사로 3300 연봉으로 이직함(31살 겨울) 그 회사 들어가서 한 중견기업의 pm을 맡게 됨. 이름있는 기업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이 회사를 전담하게 된게 정말 하늘의 뜻이었다 생각해. 병신같은 커리어를 가진 내가 감히 중견기업 pm을?ㅎㅎ

알고보니 이 회사 에이스였던 전임자가 이 기업의 실무자와 사이가 틀어져 그 고객사에서 담당자 안바꿔주면 계약 끊겠다고 갑질을 시전했다함. 난이도가 있고 기업 담당자가 까탈스러워 기존 직원한테 못넘기고 차라리 이 똥을 치울 사람을 새로 뽑자해서 나를 뽑은 거더라.

근데 이상하리만큼 기존 거래처는 나를 너무 좋아했고, 케미가 맞아 떨어짐. 내가 이런 걸 해볼까요? 하면 바로 예산 늘려주고 반대로 이 담당자가 이걸 했으면 좋겠어요 하면 나도 그 실무자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알아서 먼저 움직이고 도와줬음. 실무자의 요청, 부탁에 절대 안된다 말 안하고 최대한 협조해줬음. 그러자 그 실무자의 윗선인 임원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해 나 하는거 너무 맘에 들어서 계약 1년 더 연장해준다는 전화까지 넣어줬다더라.

난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음. 대표가 시키지도 않은 영업을 스스로 하고, 신규 거래처를 팡팡 뚫어가기 시작함. 아침 출근해서 2시간씩 사람인 사이트 뒤적거리며 사업 확장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 써칭해서 인사팀 통해 내가 사업제안할 만한 팀 담당자 연락처 뚫어서 콜드콜을 해 나감. 정말 많은 기업들과 신규 거래 미팅 잡고 대표하고 같이 나가서 미팅을 함. 이 짓거리 한달 하니 노하우가 생겨서 국내 이름있는 기업들 일을 제법 따내기 시작함. 입찰, 경쟁피티, tm영업 안 가리고 막했음. 대표가 싱글벙글 하면서 사람 잘 뽑았네. 팀장 시키네 뭐녜 좋아하는 티 팍팍 내더라.

1년 뒤 내 연봉은 3500이 되었고 그 회사 최초로 연봉 외 인센을 400정도 받음. 창립이래 인센 지급한 경우는 내가 처음이라고 함. 그리고 그해 가을. 내가 맡고 있던 거래처 중견기업에서 스카웃 제의를 해 옴.

사실 그 해도 인센이 500정도 들어올 예정이라 못받는 인센이 아까워서 고민했는데 1차 면접에서 연봉 4400을 제시하더라. 넙죽 오케이 하고 이직 결정함. 그리고 그 중견회사는 뒷말 안나오고 내가 무사히 이직할 수 있게 5천만원 추가계약 끊어줌.

내가 맡고 있던 고객사로 이직한다고 하니 회사 대표가 화를 존나 내더라. 니가 이럴 수 있냐 하면서 노발대발. 지금 거래하는 관계엔 지장 안 줄테니 보내달라 읍소해서 무사히 이직함. 내가 33살 되던 해였다.

1년 뒤, 중견회사에선 나를 데리고 왔으니 전회사는 필요없다며 개같이 계약 끊더라. 이 때 명분은 나 퇴사 후에 pm 이어 맡았던 후배 여직원이 일을 답답하게 해서라나? 전회사에선 말도 안되는 이유로 계약 취소한다며 소송하니 뭐니 개거품을 물었다는 소문이 들리더라.

근데 내가 중견회사에 입사하면서 매출액 3천억, 직원 수 1000명이던 회사가 시발 코로나로 경영위기를 맞아버림. 이 회사에서 2년 10개월을 다녔는데 난...권고사직을 당해버렸음. 1000명이던 회사가 500명 이하로 떨어짐.
연봉은 연속 동결이었고. ㅎㅎ

이 회사는 사실, 공채 신입부터 쭉 다닌 애들만 진골 대우 받고 나같은 낙하산이나 경력직은 배척하는 그런 기업이었음. 사실상 비빌 언덕도 다 잘려나가고 날 델고 온 그 실무자조차 잘림.

다행히 내가 입사하면서 몇번 같이 일하고 술도 몇번 마셨던 부장이 잘린 임원 자리 채우고 들어오면서 그 간의 배려라고 권고사직 처리해줌.

내 나이 35. 40도 되기 전에 잘 다니던 회사에서 방출돼 갈곳 없어진 나는 실업급여 받으면서 엄청 방황했음. 첫달은 여행도 가고 게임도 하면서 즐겼는데 두 달째 부터 슬슬 불안해지더라. 코로나 시기라 채용시장이 위축된게 실감이 갔음. 그래도 나는 나름 중견기업 다니던 놈이니까 중견 이상 대기업에 갈 수 있겠지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취업 쉽지 않더라.

중소라도 가서 공백기 줄여야겠다 마음먹은게 3개월차. 다행히 중소로 눈 낮춰 처음 지원을 했는데 30분? 1시간? 만에 면접이 잡히더라? ㅎㅎ

중견에서 4500 받던 나지만 그래도 존심이 있어서 5천 아니면 안간다고 배 튕겼음. 식대까지 포함해서 5240에 최종 합격함. 이곳이 내가 1년 3개월째 다니고 있는 현 직장임.

여기서 진짜 또다시 최선을 다해 일했음. 야근 존나하고 없던 체계 도입하고 부실한 시스템들 다시 손보고 태업하는 기존 직원들 설득해서 성과도 내보고 하니까 입사 6개월만에 우수사원 뽑아주더라. ㅎㅎ

그리고 작년에는 연봉 10퍼 상승도 해줌. 연봉 협상 테이블 앉으니 대표가 그래 니가 얼마나 열심히 한지 말 안해도 안다. 원하는대로 해줄거고 차장 직급도 달아줄테니 지금처럼만 해줘라 하더라.

나 이제 38살이다. 지난 31살 때부터 7년간 달려온 내 커리어의 결과값이다. 20대 때 잠깐 다녔던 회사 이야기랑 사업 이야기는 생략했지만 헛된 꿈에 부풀어 무리하게 뛰어든 사업이 망하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뒤늦게라도 남들 평균 위치까지 따라잡은 나의 스토리고 히스토리다.

근데 분명한 건 내가 쓴 이 글의 주제가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가 아님. 그 좆같은 잡플 1.5점 회사에서 겪었던 좆같고 지옥같았던 7개월이 되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음.

그 암울했던 시기가 어떻게 보면 나를 담금질 해준 기간이 아녔을까라는 생각을 해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고 또 내가 겪은 1.5점 업체 못지 않게 지옥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붕이들이 있다면 꼭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음.

지금 니가 추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조금만 더 견디고 참아서 지금보다 더 형편없이 떨어져보고 망해보길 바람.
충분히 다 떨어져서 지옥 끝에 있는 바닥을 보고 또 그 바닥을 짚어야 다시 일어나서 점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비록 지금 당장 좆소 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여기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더욱 성장하고 능력을 갖춘 훌륭한 사람이 되어 만나보자 빠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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