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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기반 중소문학] 기열의 복수 1부

중갤러(185.54) 2024.06.25 23:21:21
조회 61 추천 2 댓글 2

아침은 늘 분주했다. 최🌕, 아니 이제는 ‘최주임’ 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지친 몸을 일으켜 다시 하루를 시작했다.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익숙한 '최주임'이라는 호칭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네 해가 흘렀지만, 이곳은 그에게 여전히 낯설고, 언제나 그의 정신을 갉아먹는 공간이었다. 


그는 스스로 ‘기열’이라는 자조적인 별명을 붙였다. 이는 ‘기수 열외’의 줄임말로, 후임들에게도 무시당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붙인 것이었다.


출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당당하게 사무실에 들어온 김두곤 부장. 그가 최주임을 보자마자 눈살을 찌푸렸다. "어이, 최주임, 너 지금 뭐하나?" 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냉랭했다. 


"부장님, 지금, 사양서 검토 중입니다."

"어디, 한번 봐봐."


김두곤 부장은 천천히 최주임에게 다가왔다.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가까이 들이밀어 사양서를 들여다보았다.


김두곤 부장은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화를 냈다. 

"이게 뭐야? 어떤 새끼가 이따위로 사양서를 검토하라고 했어? 여기 봐, 이 부분! 제대로 검토한 거냐? 도대체 니놈 대구빡엔 뭐가 들어있는 거냐? 이걸 누가 본다고 생각해?"


최주임은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제가 다시 확인해보겠습니다."


김두곤 부장은 손을 휘저으며 화를 냈다. "죄송하다고? 죄송하면 다야? 네가 이렇게 허술하게 일을 처리하니까 회사가 문제가 생기는 거야. 너 같은 놈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골치가 아픈 줄 알아? 빨리 고쳐!"


김두곤의 지적은 끝이 없었다. 그의 얼굴에 맺힌 굴욕감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커져 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최주임의 마음 속에는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최주임은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네, 알겠습니다. 부장님," 하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의 눈빛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김두곤의 눈에 비친 최주임은, 입사하던 순간부터 눈엣가시였다. 

그는 고졸에 군대를 면제받은 현장직 출신이고, 늦게나마 학사 학위를 따고 임원을 단 얼마 안 되는 입사 동기들과 달리 자기계발에도 게을러 여전히 고졸에, 만년 부장에 머물러 있었다. 영어 한 마디 못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해, 어쩌다 한 번씩 외국 고객사들이 회사를 찾아와도 그저 헬로우, 아임 파인 땡스, 앤드 유? 정도나 하며 싱글벙글할 뿐이었다. 


그를 딱하게 여긴 사장이 '수석부장' 이란 말도 안 되는 직급을 만들어 어거지로 승진시킨 것이 그의 마지막 승진이었다. 

당장 내일모레 잘려도 할 말이 없는 그런 그가, 이 회사에 붙어 있을 수 있는 건 단지 사장의 전 회사 동기였다는 빽, 그리고 회사 창립멤버였다는 것, 그게 전부였다. 


그런 그에게, 자동차공학과가 유명한 인서울 모 대학교를 졸업하고 비록 전문하사지만, 육군 하사로 군복무를 마치고 영어까지 어느 정도 수월히 하는 최주임은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었다. 


김두곤은 최주임의 존재가 자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최주임을 더욱 괴롭히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갑자기 프린터에서 작은 소음이 들렸다. 종이가 걸린 것 같았다. 최주임은 프린터를 점검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때, 김두곤 부장의 목소리가 사무실을 가로질렀다.


"최주임! 너 임마, 지금 뭐 하는 거야?"


최주임은 놀란 얼굴로 김두곤 부장을 쳐다보았다. "죄송합니다, 부장님. 프린터에 종이가 걸려서요. 금방 해결하겠습니다."


하지만 김두곤 부장은 이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주임에게 다가왔다. 

"프린터에 종이가 걸렸다고? 그런 사소한 문제도 제대로 해결 못하고 뭐 하는 거야? 너 지금 회사에 무슨 피해를 주고 있는지 알아?"


최주임은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장님. 금방 해결하겠습니다."


김두곤 부장은 최주임의 말을 무시하고 더욱 큰 소리로 꾸짖었다. "너는 항상 이런 식이야. 작은 일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그걸 해결할 줄도 모르고. 네가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대체 뭐야? 있으면 말해봐!"


사무실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다른 직원들은 일을 멈추고 두 사람의 상황을 지켜보았다. 최주임은 김두곤 부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대답하려 애썼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장님. 다음번에는 더 주의하겠습니다."


하지만 김두곤 부장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최주임의 어깨를 강하게 밀며 말했다. 

"너, 이 새끼, 너는 내가 내 직을 걸고서라도 쫓아낼꺼다. 이 좆만한 새끼..."


그리고 얼마 후, 최주임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김두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최주임은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네, 부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김두곤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다르게 다정했다.


"최주임, 복귀할 때 다 됐지? 그동안 고생했다. 다름이 아니라, 네가 오는 길에 면세점에 들를 거잖아. 나 좀 부탁할 게 있어서."


김두곤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양주 한 병만 사와, 뭐, 시바스리갈이나 그런 너무 비싼 거 살 필요 없고, 조니워커 블루라벨 정도면 되겠네. '선물'로 말이야. 그리고, 내 와이프한테 향수도 하나 주려고 하는데, 좀 사다 줄 수 있겠어? 뭐, 비싼거 말고, 샤넬 넘버 빠이브?"


최주임은 순간 당황했다. 김두곤의 이런 태도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는 곧 김두곤의 속셈을 알아챘다. 

자신을 괴롭히면서도 필요할 때는 이렇게 살갑게 구는 것이 김두곤의 방식이었다. 최주임은 속으로 분노가 치밀었지만, 겉으로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 부장님... 사서 들어가겠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최주임은 면세점에서 구입한 조니워커 블루라벨과 향수를 김두곤에게 건넸다. 


"부장님, 말씀하신 조니워커 블루라벨과 샤넬 넘버 5입니다."


최주임은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물건을 내밀었다. 김두곤 부장은 욕심스럽게 눈을 반짝이며 물건을 낚아챘다.


"오, 잘했네. 생각보다 빨리 가져왔구만." 김두곤 부장은 두 물건을 살펴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는 문제 없지?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최주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장님. 그럼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며칠이 지나도 돈을 주지 않았다. 최주임은 결국 참다못해 물었다. 

"부장님, 지난번에 사온 양주와 향수 값은 언제쯤 받을 수 있을까요?"

김두곤은 뻔뻔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최주임 우리 사이에 그런 걸 따지고 그래? 너랑 나 사이에 그 정도는 선물 아니었냐? 선물인데 뭘 돈을 주냐? 진짜 돈 받으려고?"


최주임은 그의 뻔뻔한 태도에 경악했지만,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부장님, 그 금액이 제게는 꽤 큰 부담입니다. 부탁하신 거니까 당연히 돌려주실 줄 알았습니다."


김두곤 부장은 손을 휘저으며 무심하게 말했다. 

"그럼 나중에 내가 잘 챙겨줄 테니까 너무 따지지 마. 너도 알다시피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알잖아. 나가서 네 일이나 잘해."


최주임은 속으로 참을 수 없는 굴욕감에 몸을 떨었다.


- 2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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