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이 게임은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남녀노소를 PC 앞으로 끌어당겨 게임의 장르도 캐주얼로 분류된다. 자녀가 게임중독에 빠졌다고 야단치다 학부모가 되레 ‘같이 한판하자’고 제안하기도 한다. ‘국민게임’은 그래서 붙은 이름이다. ◇폭발적 인기속 대박=이 게임은 지난해 8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8개월 만에 1천1백만명의 회원과 동시접속자 22만명을 기록했다. 아이템 판매도 하루 평균 1억원을 넘는다. PC방 매출까지 합하면 한달에 5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초·중·고 학교대항전에는 전국 학교의 95%가 참여했다. 매일 국내 온라인게임사를 다시 쓰면서 지난해 최고 히트상품인 ‘싸이월드’를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게임에 열중하는 사람을 ‘카트폐인’이라 부르며 싸이월드처럼 근무시간 중에 카트라이더 중지령을 내리는 회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스타크래프트’를 잇는 차세대 e스포츠 공인종목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넥슨 관계자는 “초등학생부터 학부모까지 누구나 잠시 짬을 내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성공 요인과 치밀한 마케팅=카트라이더의 성공비결은 간단함과 승부반전의 묘미,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다. 화장실 변기와 유모차를 활용해 만든 ‘카트’를 타고 ‘물풍선’ ‘바나나껍질’ ‘미사일’ 같은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해 최대 8명과 겨루는 이 게임은 조작법이 간단하다. 키보드 방향키와 ‘Shift’ ‘Ctrl’ ‘Alt’키만 사용해 10분이면 배울 수 있다. 게임시간도 짧아 5분이 안된다. 레이싱으로 승부욕을 자극하지만 돈을 들여 좋은 아이템을 사지 않아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높은 레벨이나 최고의 아이템을 가졌다고 매번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의외성도 게이머를 끌어들이고 있다. ‘아이템전’은 사용자가 보유한 아이템은 물론 경기 도중에 등장하는 아이템을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또 아무리 많이 이겨도 고수와 겨룰 수 없다. ‘라이선스’를 가져야 최고수인 ‘무지개장갑’과 ‘L2 라이선스’ 보유자와 한 판 할 수 있다. 넥슨은 PC방에서 이 게임을 하면 사이버머니 ‘루찌’를 2배 더 준다. 게이머들이 더 많은 루찌를 얻기 위해 PC방을 찾으면 PC방 매출도 늘고 넥슨 매출도 늘어난다는 ‘상생의 전략’이다. 전국 PC방의 90%가량과 손잡고 카트라이더 매출의 40%를 올리고 있다. 또 코카콜라, KTF, OK캐시백, 패밀리마트 등과 제휴해 게임 내 아이템에 이들 회사의 브랜드가 박힌 고유 아이템을 제공해 홍보효과도 극대화했다. 카트라이더의 성공은 국내 온라인게임 제작 관행을 깨뜨렸다. ‘리니지’ 등 롤플레잉게임(RPG)이나 고스톱, 포커 등만 성공한다는 풍토에서 ‘애들이나 하는 게임’이라는 캐주얼 게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또 게임 하나에 최소 1백억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대작 위주의 고정관념도 부쉈다. 카트라이더 제작비는 10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주현기자 amicus@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5-03-29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