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시리즈 7차전 

4:1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 

그리고... 2사만루의 마지막 찬스. 

이진영 감독의 한마디. 

'정복이내' 

오정복 그가 누구인가. 2018시즌 쓸쓸한 방출 후 그의 아카데미 '야구정복'을 운영하던 중 갑자기 2017년 초의 후루크가 돌아와 19시즌에 복귀한 후 kt에서만 1000개의 후루크성 정복타를 때려낸 명실상부한 kt의 레전드. '시즌이 끝난후 은퇴하겠다' 라고 예고은퇴를 선언한 그의 마지막 경기에, 결정적인 찬스에 이진영감독은 오정복을 기용한다. 

묵묵히 스윙연습과 쪼그려 앉기 연습을 하던 오정복은 터벅터벅 홈플레이트쪽으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오정복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오정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볼고르고 쪼그려앉기를 미리 연습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초구. 투수의 긴장감이 첫공에서 묻어나온다. 볼. 오정복은 언제나 그랬듯 볼을 고른 후 쭈그려 앉는다.

관중들은 넌 나를 원해! 원해! 넌 내게 빠져! 빠져! 넌 내게 미쳐! 미쳐! 넌 나의 노예~ 올레올레올레~ 오.정.복~ 올레올레올레~ 오.정.복~ 올레올레올레 오.정.복~ 올레~~!!! 오정복~ 오정복~ kt wiz 오정복~ kt wiz 승리위해 오~우오오~
오정복 메들리를 부르고있다. 

제 2구, 바깥쪽 꽉찬 스트라이크. 아직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다. 여느 때와 같이 자신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제 3구, 몸쪽 떨어지는공에 배트가 나가고만다. 오정복은 언제나 그랬듯 헛스윙에도 고개를 끄덕거린다. 

제 4구, 하이패스트볼 유인구, 그는 속지않는다. 
제 5구, 몸쪽 패스트볼이 제구가 잘됐지만 스트라이크콜은 들리지않는다. 다시한번 쪼그려 앉기. 풀카운트. 

...그리고 제 6구째, 상대팀 마무리투수가 던진 슬라이더가 정말 예술적으로 가운데쪽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그의 방망이도 함께 돈다. 

딱, 소리와 함께 공은 여느때의 정복타처럼 높게 좌중간을 떠간다. 좌익수는 정복타를 처리하기 위해 뛰어간다... '잡을 수 있어..!' 그때 좌익수의 등 뒤로 툭. 펜스의 감촉이 느껴진다.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여느때와 같은 정복타 하지만 좌중간 담장을 넘긴 정복타였다. 한국시리즈 대타끝내기역전만루홈런. 오정복은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1루, 2루, 3루, 홈......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덕아웃에 모든 선수들이 뛰어나온다.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이진영감독을 찾아가 껴안은 오정복.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졌다. 

'해냈구나, 정복아' 

그리고 이듬해 그의 등번호 27번은 kt의 영구결번으로 남게된다.